UPDATED. 2024-04-20 08:29 (토)
[Q리뷰] '안시성', 추석 극장가의 절대강자? '무거움' 덜고 '볼거리' 늘리고
상태바
[Q리뷰] '안시성', 추석 극장가의 절대강자? '무거움' 덜고 '볼거리' 늘리고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09.20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P&DOWN

UP
- 화려한 전투신, 마치 게임 같아
- 조인성부터 설현까지… 이유있는 '스타 캐스팅'

DOWN
- 사극 아닌 판타지 영화? 고증 문제는…
- 가벼워진 캐릭터, 유쾌하지만 유치해
- 여성 캐릭터의 아쉬운 사용, 설현·정은채가 아쉽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명절 극장가에 통하는 법칙이 있다. 바로 '사극 불패'다. 영화 큰 흥행을 거둔 영화 '사도', '명량', '관상' 등 명절에는 시대극이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안시성'은 추석 흥행 영화의 전형적인 예처럼 보인다. 200억 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된 '안시성'은 '대작'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스타 캐스팅과 압도적인 액션 신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흥행 조건을 빠짐 없이 갖추고 있다고 평가 받는 '안시성'은 어떤 작품일까?

# 마치 게임 하는 것 같아… 현대적 액션 신

 

[사진 = 영화 '안시성' 스틸컷]

 

액션, 판타지와 달리 사극이란 장르는 필연적으로 '무거움'을 가지고 있다. 실존 인물,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장르이기에 제작진 역시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택한다. 사극의 액션 장면이 현대극의 액션 장면보다 오락적이기 힘든 이유다.

그런 점에서 '안시성'은 기존의 한국 사극 영화 속 액션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료가 적은 고구려 시대의 역사라는 점이 영화 '안시성'에 상상력을 더했다. 액션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의 전형적인 사극 액션이 아닌 보다 화려한 액션을 맛볼 수 있다.

'안시성'의 김광식 감독은 "'반지의 제왕'이나 '트로이' 같은 액션을 한국영화에서 만들고 싶었다"라며 영화 '안시성'의 색다른 액션 신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 '안시성'의 액션 신은 각종 첨단 촬영 기기들로 촬영돼 기존의 액션 장면과는 다른 매력을 준다. 원 테이크로 배우의 액션을 길게 늘여 찍는가 하면 빠르게 감기, 느리게 감기 등 다양한 연출 효과로 액션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안시성'의 액션 장면은 사극 액션이라기보다 무협 영화에 가까운 모습을 갖추게 된다. 실제 배우들의 노력도 더해졌다. 보통 중장년의 배우들이 장수로 나오는 다른 사극과는 달리 '안시성'의 배우들은 실제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젊은 배우들로 구성됐다.

공성전을 그려낸 것도 '안시성'의 색다른 매력이다. 성을 지키려 하는 고구려군과 20만의 대군으로 성을 점령하려고 하는 당나라 군대의 팽팽한 대립은 백병전 뿐만이 아니라 각종 공성 무기, 수성 무기를 이용한 전투로 이어지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토탈워 시리즈'나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를 연상하게끔 하는 공성전은 대규모의 전쟁 영화를 기다려 왔던 영화 팬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한다.

# 조인성부터 설현까지… 충무로 '★' 모였다

 

[사진 = 영화 '안시성' 스틸컷]

 

'안시성'이 관심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남다른 스타 캐스팅 때문이다. 지난 2017년 '더 킹'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 조인성은 '안시성'에서는 양만춘 장군 역을 맡으며 기존에 없던 장군 연기를 선보인다. 근엄하기보다 소탈하고 서민적인 젊은 장수 양만춘을 연기한 조인성은 극의 중심을 이끈다.

충무로 '신스틸러' 배우들도 뭉쳤다. 배성우는 양만춘의 오른팔인 부관 추수지 역을, 엄태구는 기마부대장 파소 역을 맡았다. 오대환 역시 투박하나 정감있는 캐릭터 황보 역을 맡아 풍 역을 맡은 박병은과 '티격태격'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악역 전문 배우' 박성웅은 '안시성'에서도 악역을 맡았다. 전쟁의 신이라고 불렸던 당 태종 이세민 역을 맡은 박성웅은 쉽지 않은 중국어 연기에 도전하며 남다른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청춘스타 남주혁, 설현 역시 '안시성'의 젊은 피 역할을 맡으며 활약했다.

청춘스타부터 충무로 간판 스타, 씬 스틸러들까지 '안시성'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모았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투입된 만큼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안시성'은 각 조연 캐릭터들이 개성이 넘치는 만큼 배우들의 매력 또한 영화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가 된다.

# 사극이라기엔 가볍고, 판타지라기엔 무겁다

 

[사진 = 영화 '안시성' 스틸컷]

 

'안시성'의 장점은 기존 전쟁 시대극과는 다른 '가벼움'이다. 그러나 그런 만큼 역사왜곡, 고증 문제에 대한 우려 또한 높다. 사료가 부족한 고대사이기에 제작진의 상상력이 덧대어져 완성된 영화 '안시성'은 역사를 다룬 영화라기보다 무협 영화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오락적 재미를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안시성'의 가벼움은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명량', '사도'와 같은 사극적 진중함을 원한 관객이라면 '안시성'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영화다.

# 두 명의 여성 캐릭터, 그러나 아쉬워

최근 한국 영화의 문제점으로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 부족이 손꼽힌다. 그래서일까? '안시성'에서는 두 명의 여성 캐릭터가 주역으로 등장한다. 정은채가 맡은 시미, 설현이 맡은 백하다.

시미는 고구려의 신녀로 이후 당 태종의 포로가 돼 앞으로 안시성에 닥쳐올 위기를 점치는 역할을 한다. 주몽 신의 신탁을 받는다는 신녀 시미는 운명에 순종하고 두려워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주도적으로 안시성을 지키고 싸움에 나서는 다른 남성 등장인물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사진 = 영화 '안시성' 스틸컷]

 

백하 역할 또한 아쉽기만 하다. '안시성'의 백하부대장인 백하는 양만춘의 여동생으로 파소와는 연인 역할이다. 강인한 고구려 여성을 상징한 듯한 백하는 사랑하는 연인 파소의 기습작전을 만류하고 파소의 죽음에 눈물을 흘린다. 

게다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파소의 복수를 위해 적진에 홀로 뛰어들어가는 '무리수'까지 펼친다. 다른 남성 캐릭터들이 안시성의 미래, 전쟁이 중요할 때 백하는 사랑이 우선인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로 그려진다.

동시기 개봉한 '협상'이 여성 타이틀롤을 앞세운 것에 비하면 무척 아쉽다. '안시성'이 여성 캐릭터를 그려내는 방식은 구색맞추기에 불구하다. 이제는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설현과 다수의 영화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한 정은채라는 훌륭한 캐스팅 덕분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영화 '안시성'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영화다. 올 추석 가장 기대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 '안시성'이 기대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오랜만에 등장한 전쟁 사극 장르의 영화에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높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