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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미쓰백' 우리가 미처 몰랐던 배우,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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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미쓰백' 우리가 미처 몰랐던 배우, 한지민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10.2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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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Tip!] ‘서른 살의 사춘기’를 지나온 한지민이 영화 ‘미쓰백’으로 대중들 앞에 다시 섰다.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으로 스크린을 채우는 한지민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했다. 한지민은 더 이상 ‘청순’, ‘새침’이라는 단어로만 설명되지 않을 배우다.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저에게 여성스럽고, 새침한 이미지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여성스럽기보다는 털털하고, 새침하기 보다는 솔직한 배우 한지민은 영화 ‘미쓰백’을 통해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한지민이 본 상아와 지은이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지민의 백상아

 

한지민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쓰백’의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이후 한지민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연기력이 폭발했다’, ‘포텐 터졌다’ 등의 반응이었다. 이미지 변신에도 성공했다는 말도 이어졌다. 영화가 개봉한 이후에도 한지민의 연기에 대한 칭찬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영화 ‘미쓰백’ 속 한지민의 연기는 그가 어디에서도 보여주지 못했던 단단함과 거친 느낌이 담겨 있었다. 청순함의 대표주자였던 한지민이 완벽하게 이미지에 성공한 것이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서 일부러 선택한 건 아니에요. 온전히 시나리오가 좋고,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아픔 있는 캐릭터를 안아주고 싶어서 참여했는데, 제가 안 보여준 모습들만 있다 보니까 ‘이미지 변신’, ‘새로운 도전’이라는 말이 나오나 봐요. 그래도 ‘지민 씨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라는 말을 들으니 다행이에요”

한지민이 연기한 백상아는 과거가 복잡한 인물이다. 사회적으로 보호 받지 못한 아이였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전과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백상아의 과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중간 중간 이야기를 배치하며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퍼즐 조각처럼 담기는 과거 이야기를 두고 한지민은 이지원 감독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백상아의 삶을 이해하려 했다.

“어릴 때 엄마가 놓아주고, 전과자로 낙인찍히고, 장섭이에 대한 이 친구의 감정은 뭘까. 이런 질문을 하면서 스토리를 쌓았어요. ‘상아는 극단적인 선택도 해보지 않았을까?’, ‘장섭이는 과거 상아가 출소했을 때 두부 들고 와 있었을까? 나중에 찾아왔을 것 같아’ 이런 이야기들이 쌓이면서 상아의 행동과 말투가 만들어졌어요. 상아 자체가 대사가 많지 않고, 삐딱하고 날이 서 있는 친구거든요. 그래서 행동의 이유들을 찾아야 했어요, 그렇다 보니 ‘상아는 왜 이렇게 됐을까?’를 많이 생각하게 된 거죠”

◆ 상아와 지아, 같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연대

 

한지민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한지민은 ‘미쓰백’이 아동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하나의 창구로 봤다. ‘아동 학대’라는 다소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관심이 늘어난다면 또 다시 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영화 역시 아동 폭력 피해자에 대한 연대를 이야기한다. 한지민과 김시아(김지은 역)의 관계를 흔히 말하는 ‘모성’에 가두지 않는다. 두 사람이 어떻게 상처를 공유하고 서로의 구원이 되어주는지에 집중한다.

“상아가 지은이에게 느끼는 감정이 모성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상아는 어느 지점에 멈춰있는 아이에요. 지은이가 상아를 통해 빛을 보고, 희망을 갖기도 했지만 상아에게도 지은이가 처음으로 상처에 손을 대준 사람이거든요. 이건, 상처가 같은 사람들의 연대감이죠”

‘미쓰백’에서 한지민과 김시아는 처음 만나 어색한 모습부터 서로를 위로하며 가까워지는 모습까지 관계의 발전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도의 장면들이 그려지기도 했다. 한지민은 수 많은 장면 중 떠나려던 상아가 지은이에게 다시 달려가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골목 뛰어 올 때 정말 힘들었어요. 근데 골목을 딱 돌아서 지은이를 보는데, 생각도 못했던 감정들이 올라오더라고요. 어릴 때 버려진 나 같았어요.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내가 쟤 옆에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생각이 ‘미쓰백’의 포인트인 것 같아요. 더 이상 이 아이를 혼자두지 않겠다는 거요”

◆ 한지민, 새로움을 찾아가는 배우

 

한지민 [사진= BH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충무로는 다양성의 부제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느와르물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작품들이 비슷한 분위기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 캐릭터의 한정적인 활용과 수동적인 캐릭터 설정은 여성 관객들의 구미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문소리, 김혜수, 손예진 등 많은 배우들 역시 여성 캐릭터의 한정성에 대한 아쉬움을 솔직하게 털어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한지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드라마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남녀주인공 포지션이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영화에서 도전하면서 풀고 싶었는데,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래서 분량보다는 새로운 것들에 초점을 두고 작품 선택을 해온 것 같아요. ‘미쓰백’ 같은 영화가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이젠 많은 분들이 ‘여성 영화가 많지 않다’는 걸 인지하고 계시고, 여성 영화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씩 바뀌게 되지 않을까 기대돼요”

실제로 한지민은 2015년 개봉한 ‘장수상회’ 이후 출연한 모든 상업영화에서 조연이나 특별출연으로 참여했다. 조연, 특별출연이기 때문에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그의 존재감만은 확실했다.

“‘밀정’이나 ‘그것만이 내 세상’도 여성 캐릭터가 주가 아니다 보니, 촬영 시간에 비해 분량은 적었어요. 그래도 저에게는 새로웠거든요. 그래서 했어요. 드라마도 너무 비슷한 캐릭터를 안 하고 싶어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비슷하더라도 스토리가 좋으면 할 수도 있죠. 아, 멜로는 정말 하고 싶은데, 시나리오가 정말 없긴 해요. 다시 멜로 붐이 일었으면 좋겠어요”

[취재후기] 영화 ‘미쓰백’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부끄러움이 느껴진다. 아동폭력을 대하는 시선이 영화 속 무신경한 동네 사람들과 비슷했을 거라는 생각에 한 번, 한지민을 청순하고 사랑스럽기만한 배우라고 생각했던 안일함에 한 번.

한지민은 ‘미쓰백’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한지민이 변했다’기 보다는 ‘우리가 한지민을 너무 몰랐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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