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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준PO에 긴장감 불어넣은 한화이글스 장민재 '마법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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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준PO에 긴장감 불어넣은 한화이글스 장민재 '마법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10.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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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대전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두고 홈으로 왔기에 시리즈가 쉽게 끝나지 않을까 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한 선수의 마법 같은 피칭이 시리즈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프로 10년차 투수 한화 이글스 장민재의 이야기다.

준플레이오프(준PO) 전적 2패로 몰렸던 한화가 3차전 선발로 나온 장민재가 기대 이상의 호투로 기사회생했다.

장민재는 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넥센과 2018 KBO리그(프로야구) 준PO 3차전서 선발 등판, 4⅓이닝(82구)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장민재가 잘 던진 한화는 접전 끝에 넥센을 4-3으로 꺾고 반격의 1승을 거뒀다.

 

▲ 장민재가 22일 넥센전에서 4회말 2사 1루서 김민성을 범타 처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정규시즌 34경기를 치르며 장민재가 선발로 나선 건 3경기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용덕 한화 감독은 “안정감이 있다”는 장점을 들며 준PO 3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장민재는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했다. 속구(42구) 최고 시속은 140㎞에 불과했지만 타자들의 몸쪽과 바깥쪽 코스를 예리하게 찔렀고, 주 무기인 포크볼(29구)도 잘 떨어졌다.

경기를 중계한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장민재의 속구 시속이 140㎞가 나오지 않지만, 회전력이 상당히 좋다”며 빠르지 않은 속구이지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칭찬했다.

초반부터 눈부신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장민재는 1회말 넥센 리드오프 서건창에게 속구 2개를 던진 후 포크볼을 뿌려 루킹 삼진 처리했다.

송성문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장민재는 제리 샌즈를 속구로, 박병호를 포크볼로 삼진 처리하며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장민재는 2회 1사 1루, 3회 2사 1루 상황도 실점하지 않으며 벗어났다.

4회초에도 역투를 이어갔다.

장민재는 선두 박병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지만,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악송구를 범했다. 3루수 김회성이 먼저 잡으려는 제스처를 한 게 송구 실책으로 이어졌다.

무사 1루에 몰린 장민재는 김하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잠재우며 한숨을 돌렸다. 이후 시리즈 2차전에서 스리런 홈런 두 방을 친 임병욱을 낮은 코스의 속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장민재 등판의 하이라이트로 봐도 무방한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장민재는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4회를 마쳤다.

그러나 마지막 위기는 넘지 못했다. 장민재는 팀이 2-0으로 앞선 5회초 선두 김규민에게 볼넷을 허용한 후 김재현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에 몰렸다. 서건창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로 김규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송진우 투수코치는 마운드로 올라가 장민재 컨디션을 점검한 후 더그아웃을 향해 ‘교체 사인’을 냈다.

 

▲ 장민재가 22일 넥센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당시 상황을 떠올린 장민재는 “1회부터 4회까지 너무 집중해서 5회부터는 힘이 떨어진 것 같다”며 “우리 팀 최강 불펜을 믿고 (체력을 배분하지 않고) 던졌다”고 말했다.

3차전 등판을 앞두고 “스트라이크 같은 볼, 볼 같은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한다. 아무래도 마법을 부려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던 장민재는 실전에서 ‘마법투’를 펼쳤다.

그는 “정말 오늘 마법에 걸린 것 같다. 올라가서 실투를 줄이려고 집중했는데, 이것이 주효했다”고 뿌듯해했다.

1회부터 삼진 3개를 잡을 줄 몰랐다던 장민재는 “공이 좋은 위치에 들어가서 타자 방망이가 안 나오더라”며 “‘저기 던지면 오늘 승산 있겠다’ 싶었다. 그게 긴 이닝을 던진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장민재의 호투에 한용덕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 감독은 “선발 장민재가 정말 잘 던져줬다. 벼랑 끝에 몰렸는데 정말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고 칭찬했다.

장민재의 ‘마법투’ 덕에 가을야구를 조금 더 길게 치르게 된 한화다. 23일 4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루키 박주홍도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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