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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4년 만에 PO행 넥센히어로즈, 적중한 장정석호 '믿음의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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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4년 만에 PO행 넥센히어로즈, 적중한 장정석호 '믿음의 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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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지난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넥센 히어로즈가 이번엔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거치며 4년 만에 PO행을 확정했다. 2년차 맞은 장정석호에 중요했던 키워드는 믿음이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에서 5-2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PO에 진출했다.

 

▲ 23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회말 임병욱의 득점 이후 기뻐하는 선수단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장정석 감독(오른쪽 밑).

 

2014년 이후 4년 만에 나서는 PO 무대다. 이제 타깃은 오는 27일부터 격돌할 SK 와이번스다. 내친김에 4년 만에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창단 첫 우승까지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의 복귀로 지난해 경험하지 못한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박병호는 거포의 존재감을 뽐내며 예상대로 제 몫을 다해줬고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를 비롯한 영건들의 성장 속에 다시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친 넥센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다. 타선에선 포수 박동원과 베테랑 외야수 이택근이 빠져나갔고 마운드에선 일찌감치 조상우가 이탈해 있었고 막판엔 최원태마저 부상을 당하며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11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한화를 상대로 원정에서 2승을 챙기며 기세를 올렸지만 투수 한현희와 외야수 이정후가 동시에 부상을 당해 타격이 심화됐다. 이러한 상황 속 홈으로 돌아와서 3차전을 내주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장정석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은 안우진(오른쪽)은 이날 구원 투수로 등판해 무려 5⅔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4차전에 내세운 선발은 신인 이승호였다. 예상치 못한 결정이었지만 장정석 감독은 “시리즈 전부터 이승호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밝히며 믿음을 보였다. 그는 중요한 무대에서 3⅓이닝 동안 2실점으로 버티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놨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것은 마찬가지로 고졸루키 안우진. 고교 재학 시절 저지른 폭력 사건으로 시즌 초반 50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등 곡절이 있었고 부침도 있었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의 신뢰 속에 투구폼을 교정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2차전에서 한현희, 오주원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3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기더니 이날은 이승호에게 공을 넘겨받아 무려 5⅔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막아내 준PO 2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1점 차 리드가 이어졌지만 장정석 감독은 안우진의 뛰어난 공의 힘을 믿었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으로 짜릿한 승리를 수확해냈다.

타선을 향한 믿음도 컸다. 이정후를 대신할 적임자로 선택된 김규민은 프로 2년차, 가을야구 경험이 전무했지만 3,4차전 선발로 경기에 나섰고 4차전 역전 2타점 결승타를 쳐내며 장 감독의 신뢰에 부응했다.

 

▲ 장 감독이 관중석을 향해 하트 세리머리를 하고 있다.

 

포수 김재현도 마찬가지. 이승호와 안우진을 잘 리드했을 뿐 아니라 타석에서 기습적인 스퀴즈로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동점 타점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도 장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빛을 발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를 읽는 눈을 기르고 판단하기를 바라는 장 감독은 평소에도 자발적으로 작전을 내고 판단하도록 권장했고 이날 3회 상대 실책을 이끌어낸 임병욱의 도루 과정과 이어진 김재현의 기습 번트도 모두 선수들이 주도해 만들어낸 작전이었다.

장 감독은 4년 만에 PO행이라는 것을 몰랐다면서도 “4차전 안에만 끝내면 SK와도 충분히 붙어볼만하다고 생각했다”며 “다행히 4차전에 끝내줬고 내일부터 다시 구상해 어떤 카드로 시작할지 잘 준비해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넥센은 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젊은 구단이다.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은 때론 약점이 되기도 하지만 흐름을 탈 경우 좀처럼 그 기세를 꺾기 어렵다는 강점이 되기도 한다. 장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는 젊은 넥센의 PO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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