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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기성용 호주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엔 제외, 3마리 토끼 잡는 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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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기성용 호주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엔 제외, 3마리 토끼 잡는 효과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1.06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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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축구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 될 전력으로 평가받는 기성용(29·뉴캐슬 유나이티드)이 11월 호주 원정에 나설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달 명단과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지만 적어도 손흥민과 기성용 제외는 그들의 입지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그 긍정적 의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벤투 감독은 5일 이달 중순 호주 브리즈번 원정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기성용이 빠진 중원엔 정우영(알 사드)을 비롯해 황인범(대전 시티즌)과 김정민(리퍼링), 구자철 등이 포함됐다.

 

▲ 기성용이 11월 호주 원정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소속팀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진=스포츠Q DB]

 

기성용은 당초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 대표팀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 친선경기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를 치른 기성용은 10년여 동안 108경기에 나서며 대표팀 중원을 지배했다.

그러나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강행군과 이로 인한 장거리 비행이 잦아진 탓에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과거와 같은 강력한 킥이나 스피드를 경기에서 잘 접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기성용은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기를 희망했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기성용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벤투 감독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기성용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 이를 위해서는 기성용을 특별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9,10월 4경기에 기성용은 모두 출전하며 벤투호의 핵심 미드필더임을 증명했다. 그리곤 이번엔 기성용의 요청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투 감독과 충분한 교감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체력적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시즌을 치르는 가운데 장거리 비행은 선수들에게 극심한 피로감을 안겨준다. 과거 박지성이 예상보다 빨리 은퇴를 하게 된 것도 이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았다. 기성용의 배제는 향후 더 길게 대표팀에서 활용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복안이기도 하다.

 

▲ 기성용(왼쪽)과 파울루 벤투 감독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성용은 이번 명단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고 벤투 감독에게 직접 요청을 했다. [사진=스포츠Q DB]

 

더불어 소속팀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기성용은 라파엘 베니테스 체제의 뉴캐슬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10경기 중 3경기 출전. 그러나 존조 쉘비의 부상으로 대신 출전한 4일 왓포드전에서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에 11경기 만에 리그 첫 승을 선물했다. 베니테스 감독도 경기 후 기성용의 능력을 인정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상황에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기성용이 휴식과 함께 팀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입지를 더욱 다질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다. 소속팀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져야 대표팀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기성용 제외의 또 하나 의미는 대표팀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성용은 현재 대표팀에 나서는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경험이 있다. 대체불가 자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 기성용이 부상을 당하거나 대표팀을 떠날 경우에 미리 대비해둘 필요가 있다.

김정민(19) 발탁은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자원인 정우영과 지난달 데뷔골을 넣은 황인범이 기성용의 대체자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정민을 직접 확인해보겠다는 뜻을 밝힌 벤투 감독이다.

김정민은 큰 키와 수려한 외모, 플레이 스타일까지 기성용을 쏙 빼닮았다. 심지어 광주 금호고 직속 후배이기도 하다. 아직은 소속팀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적지 않게 노출됐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은 그 누구보다 무궁무진하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과 월드컵까지 함께하길 바라지만 기성용이 없는 벤투호에 대해서도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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