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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덕장' 힐만 감독 보내는 SK와이번스, 그래도 만족스런 '뜨거운 안녕'

기사승인 2018.11.13  12: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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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떠난다면 보내드리리. 뜨겁게 뜨겁게 안녕."

SK 와이번스가 노래 가삿말처럼 프로야구 37년사에 외국인 사령탑 첫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트레이 힐만(55) 감독과 ‘뜨거운 안녕’을 고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은 SK엔 가장 감동적이면서도 떨칠 수 없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현장이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역대 5번째 업셋 우승을 차지한 기쁨과 함께 힐만 감독을 이젠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과 직면했기 때문이다.

 

▲ 트레이 힐만 SK 와이번스 감독이 12일 팀에 4번째 우승을 안긴 뒤 선수들로 부터 헹가레를 받고 있다.

 

2006년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파이터스를 이끌고 재팬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힐만 감독은 2016년 10월 SK의 사령탑에 앉아 2시즌 동안 팀을 지휘했다.

첫 해 독보적 대포군단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힐만호 SK는 2년차를 맞아 더욱 강력한 화력을 내뿜으며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고 결국 한 방 본능으로 두산까지도 집어삼켰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박수 칠 때 떠나기로 했다. SK는 재계약을 원했지만 고향에서 투병 중인 고령의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구단의 제안을 고사했다.

지난 10일 인천 SK행복드림에서 고별전을 치른 힐만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1루 홈 관중들을 바라보며 “사랑한다”는 의미의 수화 제스처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 잠실 구장을 찾은 원정 팬들도 힐만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뒤에도 힐만 감독은 “2년 동안 한국에서 경험한 시간들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내가 바란 것 이상으로 하느님께서 많은 축복을 줬다”며 “팬들과 선수들, 선수들 가족들 모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한국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전했다.

이어 옆에 앉아 통역을 담당하던 김민 매니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는데, 그는 “옆에 계신”이라고 말문을 열었고 순간 취재진의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나 김민 매니저는 달랐다. 눈가가 붉어지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힐만 감독은 김민 매니저의 어깨를 두드리며 “계속 통역을 하라”고 장난 섞인 말을 던졌다. 감독으로서 권위의식을 크게 내세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힐만 감독이 평소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잘 살폈는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었다.

 

▲ [잠실=스포츠Q 안호근 기자] 경기 후 인터뷰 도중 울먹이는 김민 매니저(오른쪽)을 다독이고 있는 힐만 감독.

 

SK와 함께 한 2년을 돌아보며 힐만 감독은 “SK 선수단과 보낸 모든 순간들이 좋았다. SK 야구단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큰 의미인지 알게 됐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며 “감독으로서 돌아온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언젠가는 SK 식구들을 만나기 위해 다시 한국을 찾겠다”고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선수들 또한 이날 경기에 나서는 각오가 남달랐다. 전날 인천 홈구장에서 다 같이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마친 선수단은 이날 반드시 승리해 힐만 감독에게 멋진 이별 선물을 준비하겠다는 각오였다.

포스트시즌 내내 뒷문을 든든히 지킨 불펜 투수 김태훈은 “마지막이지만 이기면 좋은 선물을 드리는 것이니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지도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선수들이 먼저 다가가게끔 유도해주신다. 어떤 선수가 감독을 함부로 때릴 수 있겠나. 그런 것도 장난으로 받아주고 눈치를 안 보게끔 해주신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 힐만 감독은 실력은 물론이고 먼저 다가가는 격의 없는 리더십으로 많은 선수들의 존경을 받았다.

 

포수 이재원도 “어제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었는데 우승을 확정지으면 다시 한 번 추억을 남기려고 한다.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멋지게 보내드릴 준비는 끝났다”고 말했다.

연장 13회초 승부를 가르는 솔로포로 시리즈 MVP가 된 한동민은 “감독님이 떠나게 된다는 걸 알고 가을야구를 시작했는데 말로만 서로 우승, 우승했는데 진짜 해내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감독님이 가시기 전 좋은 선물을 드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뿌듯한 마음을 표했다.

KBO 감독상을 수상하고 3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힐만 감독에게 선수단은 샴페인을 마구 뿌려대며 격한 축하를 전했다. 관중석에선 힐만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보다 아름다운 이별이 있을 수 있을까. 화끈한 스타일로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쓴 힐만 감독을 야구 팬들은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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