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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스트라이크존 데이터 공개, 심판 신뢰 회복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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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스트라이크존 데이터 공개, 심판 신뢰 회복 첫걸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12.01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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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동=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기에 스트라이크 존 판정 논란이 일고 있다고 봅니다.”

2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윈터미팅에 참석한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데이터분과장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장기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하나로 경기 흐름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공 하나하나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때때로 볼 판정 때문에 선수와 심판 간 언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 신동윤 분과장(왼쪽)이 11월 29일 열린 윈터미팅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KBO 제공]

 

심판마다 고유 존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지만, 볼 판정의 일관성과 스트라이크 존의 넓이 등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다.

이날 ‘빅데이터와 프로야구’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렸는데, 장원철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와 신동윤 야구학회 데이터 분과장 등이 참석해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장 교수는 빅데이터가 전략 분석, 코칭 방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공유할 때, KBO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이고 산업적인 측면에도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교수가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토대로 현대 프로야구에서 빅데이터의 구체적인 활용 사례와 현재 흐름을 짚었다면,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데이터 공유가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신동윤 분과장은 MLB 사례를 인용하며 “데이터 공개가 야구의 질을 높이고 리그의 재미를 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또한 리그가 원하는 야구를 펼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에도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KBO가 지금처럼 비공개할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팬들의 불신을 없애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

신동윤 분과장은 “존에 불만이 있는 이들도 데이터를 보면 생각을 바꾼다. 심판이 생각보다 정확한 판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펼쳐지는 논쟁은 부정확한 ‘스크린 샷’이 돌고 돌면서 재생산되는 경향이 강하다. 공이 동체(動體)라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 캡처했느냐에 따라 스트라이크가 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장윤호 KBO 사무총장과 정운찬 KBO 총재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질문을 했다.

장 사무총장은 “홈 플레이트의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앞과 뒤,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가”라고 물었다.

신 분과장은 “합리적인 것은 앞쪽”이라고 하면서도 “그런데 홈플레이트 앞을 기준으로 그래픽을 만들면 팬들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뒤쪽으로 옮기면 그제야 ‘이제 잘한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들었다. 사실 둘 다 틀린 건 아니다. 대신 앞쪽이 더 합리적인 판정 기준이라는 점을 팬들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운찬 총재는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에게 물었더니 한국 심판들이 아웃-세이프는 물론이고 스트라이크-볼 판정도 미국 심판보다 더 잘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아마 총재님이 아닌 다른 사람이 질문했다면 다른 답이 나왔을지도 모른다”고 농담한 신 분과장은 “팬들의 오해와 달리 KBO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존 판정은 큰 문제가 없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납득하기 어려운 한두 개의 공이 있을 수 있지만, 변화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도 있는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신 분과장은 “한국 팬들은 스크린 샷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미국에서는 데이터를 기준으로 욕하거나 칭찬한다. 둘 다 심판에게는 힘들겠지만 리그에 유리한 게 어떤 쪽인지 생각해보면 답은 후자라고 본다”면서 스트라이크 존 데이터를 공개하면 심판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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