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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최윤겸 감독, 누구도 웃지 못했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서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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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최윤겸 감독, 누구도 웃지 못했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서울 부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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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승패가 갈렸다. FC서울이 잔류하고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에 남는다. 분명 승자와 패자가 나뉘었지만 그 누구도 속 편히 웃을 수 없었다. 그 속내는 무엇일까.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부산의 2018 KEB하나은행 K리그(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서울은 후반 추가시간 나온 박주영의 극적인 골로 비기며 강등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홈팬들은 잔류 확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지만 경기력은 시원하지 않았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서울에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의문은 ‘어쩌다 서울이 이 지경이 됐을까’였다. 경기를 마치고 공식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최용수 서울 감독이 이 질문을 곱씹어봤다.

 

▲ 최용수(왼쪽) FC서울 감독과 최윤겸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경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은 “왜 우리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는지 생각하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내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결과를 얻었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최 감독은 “모든 축구인이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구단도 설마 이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선수들은 한 점 한 점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내부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봤다. (예전의) 위용을 찾기 위해선 소통, 책임감, 선수 구성 등에서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부임한 뒤 (잔류에) 너무 쉽게 접근하려 했던 것 같다. 선수들과 함께 반성했다. 선수들한테도 나한테도 힘든 시기였다. 자신감을 불어넣는데도 한계가 있다. 잘못된 것은 전체적으로 한 번 수정해야 한다. 이렇게 안일하게 대처하고 생각했다가는 내년에도 이런 경기를 되풀이할 줄 누가 알겠는가. 뼈를 깎는 각오로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의 이번 시즌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었다. 하지만 목표에 턱없이 모자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다음 시즌 과제 역시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다. 

 

▲ 최용수(사진) 감독은 올 시즌을 종료하며 다음 시즌 FC서울의 변혁을 예고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은 “현 전력으로는 힘들겠지만 좋은 과정을 거쳐서 내년 (ACL) 진출권을 따는 게 1차 목표”라며 “뼈를 깎는 노력했을 때 가능한 일”이라고 다시 한 번 팀 전반적인 쇄신을 강조했다.

최윤겸 부산 감독 역시 전반적으로 좋은 시즌을 보냈음에도 마지막 2경기가 아쉬웠다. 리그에서 3위에 오른 뒤 대전을 제압했다. 안방에서 치른 1차전에선 권진영이 퇴장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호물로의 골로 우위에 있었다. 

최 감독은 “3골 차 격차를 넘기에는 (서울) 수비가 강했다. 선수들이 투혼과 좋은 경기 내용 보여줘 만족한다. 감독으로서 승격에 실패해 구단 관계자들께 송구스럽다. 부산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부산은 지난 시즌에도 상주 상무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좌절한 경험이 있다. 이번 시즌에는 다른 엔딩을 맞이하려 했지만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최윤겸 감독은 “서울이랑 붙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준비도 많이 했고 첫 경기에서 11대11일 때 좋은 경기를 했지만 홈에서 3실점한 게 패착이다. 오늘은 마지막에 결정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들은 부산의 실력이 서울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2차전에서 서울은 후반 15분까지 단 1개의 슛도 하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에 앞서 “내려서지 않겠다”고 했지만 서울은 시종일관 부산에 끌려 다녔고 전반에는 선제골도 내줬다.

서울도 부산도 이번 플레이오프의 기억을 잊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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