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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쇼트트랙서 못다핀 꽃' 엄천호, 매스스타트 기대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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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쇼트트랙서 못다핀 꽃' 엄천호, 매스스타트 기대주로 우뚝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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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쇼트트랙 출신다운 빼어난 코너링이었다. 엄천호(26·스포츠토토)가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매스스타트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승훈(30·대한항공) 이후 한국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10개월 만에 나온 '금빛 질주'였다.

엄천호는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8분11초22로 우승했다.

엄천호는 초반 가장 앞서 달리다 뒤로 빠져 체력을 비축했다. 기회를 노리던 그는 한 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 코너에서 선두로 치고 나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 엄천호가 16일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엄천호의 빙속 월드컵 첫 금메달이다. 2011 이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계주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부상으로 은퇴를 고민하다 2년 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갈아탔다.

엄천호는 이번 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선 동메달, 2차 대회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3차 대회에선 매스스타트 종목이 열리지 않았으니 매 대회 한 계단씩 올라선 셈이다.

엄천호는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매스스타트 1위에 자리했다. 이날 엄천호보다 0.13초 늦게 골인하며 2위에 오른 정재원(17·동북고)과 함께 이승훈의 대체자로 급부상했다.

 

▲ 쇼트트랙 출신 엄천호(오른쪽)의 코너링 능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사진=AFP/연합뉴스]

 

엄천호는 쇼트트랙에서 손꼽히는 기대주였다. 2009년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종합 우승한 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2011 이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1500m 은메달, 5000m 계주 금메달을 땄다. 2013년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도 1000m, 1500m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지독한 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총 8회 수술을 받았고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2016년 쇼트트랙을 떠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제2 선수 인생을 시작했다.

엄천호는 지난 10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지난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7분41초03으로 3위를 차지하며 스피드스케이팅 전향 이후 첫 메달을 수확하더니 메달 색깔을 바꿔나갔다. 4차 대회에선 마침내 우승했다. 종목 전환 2년 만에 세계 최고로 우뚝 선 것. 은퇴의 기로에 놓였던 엄천호는 이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우량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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