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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인간미 물씬' 오재석이 말하는 황의조와 일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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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인간미 물씬' 오재석이 말하는 황의조와 일본생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1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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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국내 축구팬들에게 J리그1(일본 1부리그) 감바 오사카는 올해 한국 축구에서 가장 빛난 황의조(26)의 소속팀으로 잘 알려졌지만 베테랑 풀백 오재석(29)이 6시즌 째 활약 중인 팀이기도 하다.

황의조의 일본 적응을 도와준 오사카의 고참 오재석은 “황의조는 더 잘 돼야만 하는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본인 역시 만족할만한 한 해를 보냈지만 동료 황의조가 좋은 성과를 거두며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2018 미소(MISO) 자선축구 행사에서 오재석을 만나 황의조와 일본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용인=스포츠Q 김의겸 기자] 짧은 인터뷰였음에도 오재석(사진)의 인간미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오재석은 “굴곡이 많았던 시즌이다. 개인적으로는 마무리가 잘 돼 기분 좋게 마쳤다. (황)의조가 9월부터 대표팀에 뽑혀 자신을 한 단계 넘어 성장하는 것을 보는데 보람을 느꼈다. 옆에 있는 동료가 잘되는걸 보니까 기분 좋았던 시즌”이라며 올해를 돌아봤다. 

올 시즌 본인도 J리그1 100번째 경기를 나서는 등 총 31경기를 소화했지만 올 시즌을 논함에 있어 본인 이야기보다는 팀 동료 황의조에 대한 애정을 먼저 드러냈다. 

황의조는 올 시즌 리그에서 16골로 득점 3위에 오르고 컵 대회에서도 5골을 뽑아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에는 리그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6골 1도움)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18개 팀 중 17위로 처졌던 감바 오사카는 황의조의 복귀와 함께 상승세를 타며 9연승을 달렸고 9위로 시즌을 마쳤다.

 

▲ 오재석(왼쪽)은 인터뷰에서 황의조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진=오재석 인스타그램 캡처]

 

오재석은 “의조가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성공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회 직전 한 달만 준비한 게 아니고 거의 1년 가까이 준비했다. 뽑힐 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군 면제보다도 국제 대회를 한 번도 못나갔던 한이 있어 그걸 풀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김학범호’에 이름을 올리자 SNS를 통해 “힘내라 우리조”라며 응원했던 그다. 오재석 역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기에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았을 터.

그가 시즌을 돌아보며 황의조에 대해 언급한 이유가 묻어난다. “발탁되고 나서도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 인터넷을 잘 보지 않고 여론에도 크게 휩쓸리지 않는다. 지금처럼 본인이 잘 나갈 때도 자기 기사를 잘 안 읽는다. 사람이다 보니 국민적인 사랑을 받다보면 변할 수도 있는데, 의조는 그런 게 없다. 인간적으로 높게 평가한다. 더 잘돼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재석은 J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오사카에서만 6년 째. “일본에서 오래 생활하며 축구 문화나 인프라 부분에서 느끼는 게 많다”고 했다. “(일본에서) 주변사람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인생을 많이 바꿨다. 축구선수로서 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런 것들 때문에 당분간은 일본을 떠나고 싶지 않다. 축구 외적으로 얻는 게 많다. 물론 환경과 금전적인 부분도 있지만 삶의 정서가 잘 맞는다”고 했다.

이어 “은퇴 이후 지도자 생활을 할 때 일본에서의 시간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SNS를 살펴보면 단순한 일상 공유에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하고자하는 오재석의 인생관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 오재석은 축구선수들이 설립한 봉사단체 MISO에서 꾸준히 활동 중이다. [사진=오재석 인스타그램 캡처]

 

K리그(프로축구) 복귀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오재석은 “내가 K리그에서 뭔가를 이룬 선수는 아니니까 복귀라는 말은 어색할 것 같다. 당연히 한국사람이다 보니 K리그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이도 30줄에 들어섰고 이제 베테랑, 노장으로 접어드는 시기라 K리그에 도전할 가능성을 남겨둔 채로 일본에서 마무리를 잘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오재석은 2010년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데뷔한 뒤 이듬해 강원FC로 이적해 2시즌을 뛰었다.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J리그에 도전해 지금에 이르렀다.

대표팀에 대해선 “욕심나지만 집착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선수라면 당연히 대표팀을 꿈꾼다. 새로운 감독체제에서 어린선수들도 많이 발굴하고 미래를 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는 원하지만 뽑히지 않는다고 해서 좌절하진 않는다. 대표팀은 내가 들어간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오재석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3경기를 선발로 소화한 이후 대표팀과는 연이 없었다.

이날 자선 축구 행사에서도 사람냄새 물씬 나는 오재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규모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 안에서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하다. 관중이 적던 많던 상관없이 이 안에서 탄탄해야 나중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MISO의 주축으로서 비전을 들려줬다. 오재석은 행사 내내 익살스런 세레머니와 특유의 인간미로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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