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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황의조-김학범, 여론 뒤집은 사제가 얻은 추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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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황의조-김학범, 여론 뒤집은 사제가 얻은 추진력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8.12.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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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황의조(26·감바 오사카)와 김학범(59)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은 올해 그야말로 ‘윈-윈’했다. 한국 축구 올해의 선수와 지도자로 선정된 두 사람은 연신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들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얻은 것은 비단 군 면제와 감독으로서 명성만이 아니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열린 2018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장에서 만난 황의조와 김학범 감독은 올해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음을 위한 추진력을 얻은 듯했다.

 

▲ 황의조(사진)는 지난 18일 2018 KFA 시상식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사진=스포츠Q DB]

 

황의조는 “큰 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좋은 마음과 컨디션으로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국가대표로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족적을 남긴 그는 이제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을 바라본다. 그는 “또 다른 성장의 계기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물오른 기량만큼이나 자신감도 느껴졌다.

황의조와 감바 오사카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오재석은 “준비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성공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한 달만 준비한 게 아니고 거의 1년 가까이 준비했다. 뽑힐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이 군 면제보다도 국제 대회를 한 번도 못 나가본 한이 있어 그걸 풀고 싶어 했다. 인간적으로 높게 평가한다. 더 잘돼야만 한다고 생각한다”며 황의조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7경기에서 9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을 이끌었다. 소속팀에서도 34경기 21골을 터뜨리며 J리그1(일본 1부리그) 득점 3위에 오르는 등 올해 총 47경기에서 33골로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제치고 올해 최고의 선수로 선정될 수 있었던 데는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황의조는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꿈같다. 아직도 소름이 돋고 뜻 깊었던 대회”라며 “선수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돌아봤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이후 눈에 띄게 자신감이 붙었다. J리그에서 7경기 연속 공격포인트(6골 1도움)를 올렸고 A대표팀에서도 3골을 뽑아냈다. 그는 “자신감이 제일 크다. 경험과 노하우도 쌓였겠지만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려고 하고, 슛으로 연결하려고 하다 보니 팬들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상승세의 비결을 꼽았다.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해 금메달 영광을 함께 일군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가) 아시안게임 이후 굉장히 날카로워졌다. 움직임도 좋고 성인 대표팀과 연습게임에서 보니 슛 템포도 반 박자 빨라 선수들에게 ‘공격수는 저렇게 때려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자신감에서 오는 것 같다. 한국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손색없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제자를 극찬했다.

 

▲ 김학범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감독은 2018 KFA 시상식에서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은 뒤 선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스포츠Q DB] 

 

황의조가 와일드카드로 뽑혔을 때 축구팬들 사이에선 ‘인맥 논란’이 일었다. 아시안게임 이전에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황의조에 대한 불신이었다. 김학범 감독과 K리그(프로축구) 성남FC에서 함께했던 인연 덕에 무임승차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황의조는 보란 듯이 비난을 찬사로 바꿔냈고 이제는 대표팀을 대표하는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김학범 감독은 “굉장히 뿌듯했다. 남들이 안 된다 했을 때 강한 오기로 결과를 만들어낼 경우 희열이 더 크고 멋지다고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황의조가 더 큰 무대를 향한 동력을 얻었듯 김학범 감독에게도 아시안게임 우승 경험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지도자로서 소중한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들하고 같이 해냈다는 게 중요하다. 심리적으로 위축도 되고 어려운 경기들이었는데 선수들과 힘을 모으니까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대회에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감회를 전했다.

김 감독은 “첫 발을 뗐다. 선수들 테스트부터 시작해 한 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올림픽에서도 결과물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특히 황의조에게 “굉장히 고맙다. 본인도 어렵고 힘들었을텐데 이겨냈다는 게 고맙다. 웬만한 선수는 많이 흔들렸을 것이다. 나는 일부러 더 한마디도 안했다. 강하게 이겨내는 것을 보고 더 큰 선수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황의조와 김학범 감독은 여론을 뒤집고 이제 한국축구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제 그 누구도 황의조의 결정력과 김학범 감독의 선수를 보는 안목을 의심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올해 아시안게임을 통해 더 큰 물로 나아가기 위한 동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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