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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안컵 프리뷰 ④<끝>] 리피-케이로스-벤투-박항서 '명장 열전' 감독 지략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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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아시안컵 프리뷰 ④<끝>] 리피-케이로스-벤투-박항서 '명장 열전' 감독 지략대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1.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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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아시아는 유럽과 남미 등 강대륙에 비하면 축구 변방이다. 하지만 지난해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이 16강에 오르고 이란,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팀들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지언정 곱게 물러나진 않았다.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은 지난해 12월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스즈키컵 우승팀 베트남은 피파랭킹 100위지만 최근 18경기(9승 9무) 무패로 전 세계 대표팀 중 가장 오랫동안 지지 않으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거스 히딩크(73) 감독이 부임하는 등 아시아 축구는 현재 전반적으로 한 차원 진일보하기 위한 단계에 진입했다.

 

▲ 마르셀로 리피 중국 감독과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의 맞대결 역시 흥미롭다. [사진=EPA/연합뉴스]

 

그에 걸맞게 아시안컵 참가국 역시 24개국으로 확대됐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감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마르첼로 리피(71·이탈리아), 카를로스 케이로스(66·포르투갈), 알베르토 자케로니(66·이탈리아),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를 비롯해 박항서(60·한국) 감독 등 다크호스로 분류되는 사령탑까지 지략 대결에도 눈길이 간다.

◆ ‘늙은 여우’ 리피, 중국도 회생시킬까

‘늙은 여우’ 리피 중국(76위) 감독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번 대회 참가하는 24개국 사령탑 중 축구계에서 가장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시켰고 2013년 광저우 헝다(중국)를 AFC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에 올렸다. 2016년 부로 중국을 맡고 있는데 연봉은 무려 2300만 유로(294억원).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이지만 중국에선 고전하고 있다. 아시안컵에 대비해 치른 평가전에서 이라크(88위)에 지고 요르단(109위)과 비겼다. 최근 7경기 1승 2무 4패로 부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조 편성 결과 한국과 같은 C조에 속했다. 리피 감독은 2년 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잡았본 기억이 있다. 게다가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해 남다른 각오로 나설 전망이다. 벤투 한국(53위) 축구 대표팀 감독과 오는 16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을 아시아 최강팀으로 군림시키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 케이로스의 이란, ‘질식 수비’로 우승후보 1순위

케이로스 감독은 2004년부터 4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수석코치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 곁을 지켰다. 2011년 이란에 부임해 아시아 최강 이미지를 굳혔다. 이란은 현재 피파랭킹 29위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모로코를 꺾고 포르투갈과 비겼다. 스페인에 0-1로 졌지만 상대 공격진을 질식시키는 뛰어난 수비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16강에 오르진 못했지만 1승 1무 1패를 기록, 2위 포르투갈을 위협했다.

아시아에선 더 강력한 면모를 보였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0경기에서 무패(6승 4무)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치른 시리아와 최종전에서 2-2로 비긴 것을 제외하면 9경기에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 역시 원정에서 유효슛을 한 개도 하지 못한 채 0-1로 졌고 홈에선 0-0으로 비겼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이 아시안컵 3연패를 달성했던 1976년 이후 43년 만에 트로피를 안기고자 한다.

 

▲ 파울루 벤투 감독은 59년 만에 한국에 아시안컵 우승을 안길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한국에서 이루고픈 야망, 파울루 벤투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당시 43세 젊은 나이로 포르투갈을 4강에 올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크루제이루(브라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 리판(중국) 등 다양한 클럽에서 경험을 쌓다 지난해 8월 한국에 부임했다. 태극전사의 지휘봉을 잡은 후 우루과이, 칠레 등 강호를 포함해 총 7차례 평가전에서 3승4무 무패를 기록하며 59년 만에 아시안컵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벤투 감독은 수비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후방 빌드업을 중요시한다. 상대 압박을 벗겨낸 뒤 측면 수비들이 상대 진영 깊은 곳까지 올라서 공격을 돕는다. 한국에서 여러 감독이 실패했던 빌드업에 기초한 축구가 자리잡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로에서 거뒀던 성공을 한국에서 다시 재현하며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을지 기대를 모은다.

 

▲ 스벤손 예란 에릭손(왼쪽) 필리핀 감독과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그 동안 보여준 리더십이 있어 필리핀과 베트남은 이번 대회 복병으로서 손색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 ‘쌀딩크’ 박항서, 이젠 아시안컵서 진검승부

베트남 축구는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18년에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AFF 스즈키컵 우승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왔다. 이제 취임 이후 가장 상위 레벨인 아시안컵에 도전한다. 박 감독은 “아시안컵과 스즈키컵은 목표치가 다르다”며 “2, 3위로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큰 성공”이라고 밝혔다. 현실적인 대답이기도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박항서 감독이 잘 닦아놓은 조직력을 갖춘 베트남을 다크호스로 꼽고 있다.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에 베트남 국민들은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우리 국민들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광화문 광장을 붉게 물들였듯 베트남도 아시안게임과 스즈키컵 돌풍으로 경기가 열리는 날마다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박항서 감독의 인간적인 리더십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나올 정도로 박 감독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케이로스 감독의 이란과 12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한다. 아시아 최강을 상대로도 그의 용병술이 통할지 시선이 쏠린다.

 

▲ 러시아 월드컵에서 코치로 16강을 경험했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일본을 지휘한다. [사진=EPA/연합뉴스]

 

◆ 자케로니-에릭손-쿠페르-모리야스까지

이 밖에도 개최국 UAE의 자케로니 감독은 1999년 AC밀란에서 세리에A를 정복했던 경험이 있다. 2011년 일본에 아시안컵 트로피를 안기기도 했다. 한국과 같은 조인 필리핀의 스벤 예란 에릭손(71·스웨덴) 감독 역시 잉글랜드를 2002, 2006년 2회 연속으로 월드컵 8강에 올렸다.

엑토르 쿠페르(64·아르헨티나)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스페인 발렌시아, 이탈리아 인터밀란 사령탑을 거쳤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51·스페인) 사우디 감독은 칠레에서 2016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견인했다. 모리야스 하지메(51·일본) 일본 감독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코치로 일본의 16강 진출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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