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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타르] 기성용-구자철 의존 그만, '손흥민 선봉' 황인범-이강인-백승호 세대 바라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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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카타르] 기성용-구자철 의존 그만, '손흥민 선봉' 황인범-이강인-백승호 세대 바라볼 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1.26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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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성용(30·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구자철(30·아우크스부르크) 등 7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일궈냈던 ‘런던 보이즈’가 대표팀과 이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골드보이들과 힘을 합쳐 기대를 키웠지만 아시안컵에선 아쉬움만 가득 남겼다. 이젠 세대교체를 기약할 때다.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졌다. 4강에도 오르지 못한 것은 무려 15년만이다. 아쉬울 수밖에 없는 초라한 성적표다.

 

▲ 10년 가까이 대표팀 중원을 지킨 기성용(왼쪽)과 구자철이 이번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연합뉴스]

 

기성용과 구자철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부터 10년 가까이 한국 축구를 짊어져왔다. 그러나 지난해 월드컵 이후 둘은 은퇴를 시사했고 파울루 벤투 감독의 만류로 아시안컵까지 함께 했지만 이젠 진짜 대표팀을 떠날 날이 가까워 졌다.

벤투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여는 패스 축구를 추구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볼 점유와 패스에 있어서는 인정을 받은 기성용과 구자철은 벤투 감독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자원이었다.

특히 기성용은 아직까지 뛰어난 존재감을 뽐내며 벤투 감독의 축구 철학을 실현시켜주는 간판 선수였지만 센추리 클럽에 가입할 정도로 2008년 A매치 데뷔전 이후 11년 동안 110경기, 매년 수시로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10경기 가량씩을 뛰어오며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더욱 악화됐다.

본인 스스로 이젠 소속팀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던 그는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햄스트링 부상이 장기화돼 소속팀으로 복귀하면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지막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벤투 감독은 구자철의 활용 가치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지만 실질적으로 이번 대회 큰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2011년 아시안컵 때 세컨 스트라이커로 뛰며 득점왕에 올랐던 때, 런던 올림픽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중원을 장악했던 시절과는 큰 차이로 대표팀 경기 후엔 아쉬움을 자아내는 일이 많아졌다.

지난해 9월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태극전사들을 이끈다.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인 아시안컵을 마친 만큼 이젠 3년 뒤를 바라보고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 기성용과 구자철에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된다.

 

▲ 황인범(가운데)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의 중원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기성용의 대체자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행스럽게도 미래가 촉망되는 자원들이 많이 보인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세계적인 수준의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는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가 건재하고 중원엔 ‘포스트 기성용’이라는 평가를 받는 황인범(23·대전 시티즌)과 스페인 라리가에서 입지를 키워가고 있는 이강인(18·발렌시아), 백승호(22·지로나)가 있다.

황인범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대표팀에서 볼 줄기 역할을 맡았다. 아직 안정감에 있어서는 기성용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패스는 그 이상의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강인은 한국은 물론이고 스페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는 기대주다. 이미 1군에서 실전 경험을 하며 성인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발렌시아 팬들은 이강인에게 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피드는 빠르지 않지만 현란한 속임 동작과 강력하고 정확한 킥 능력, 창의적인 패스까지 동 나이대 선수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독보적인 재능을 뽐내고 있다.

 

▲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은 성인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백승호 또한 기대감을 키운다. 25일 레알 마드리드와 국왕컵 경기에 출전해 현란한 탈압박 능력을 보이며 존재감을 알렸다. 아직은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성장해야 하지만 기대감을 갖기에는 충분하다.

이밖에도 이미 대표팀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공격수 황희찬(23·함부르크)과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와 수비수 김민재(23·전북 현대) 등이 있고 바이에른 뮌헨 정우영(20) 등도 대표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아쉬움이 가득 남은 아시안컵이었던만큼 더욱 뼈저린 반성과 통찰을 통해 더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팀을 만들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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