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파울루 벤투(50)은 조심스러우면서도 확신에 찬 발언을 남겼다. 만 18세 20일, 역대 7번째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단 이강인(18·발렌시아)을 향한 솔직한 생각이었다.
벤투 감독은 11일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3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발탁 이유를 밝혔다. 핵심 키워드는 가능성과 실험이었다.
이번 명단은 오는 22일 볼리비아(울산), 26일 콜롬비아(서울)와 2차례 A매치 평가전을 대비한 것이다. 당초부터 가장 큰 관심은 이강인의 대표팀 발탁 여부였다.
발렌시아는 물론이고 스페인 라리가를 대표하는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이강인은 올 시즌 기대하던 성인 무대 데뷔를 이뤘다. 올 초 열린 아시안컵을 앞두고도 발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벤투 감독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에서만 뛴 이강인을 뽑는 모험수를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이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늘려갔고 올 초엔 라리가에서도 데뷔하며 성인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마찬가지 이유로 백승호(22·지로나)와 함께 이강인을 소집 명단에 포함시켰다. 그는 “둘은 기본적으로 능력이 되는 젊은 선수들”이라며 “여러 차례 관찰했고 대표팀에도 불러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잘 융화돼서 성장할 수 있을지 장기적 관점에서 확인하고 싶어 뽑았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지던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은퇴한 상황에서 이들의 대체자가 될 가능성이 큰 재목들이다.
벤투는 “이강인은 최근엔 측면에서 윙포워드로 활약하고 있고 2군에선 처진 스트라이커나 가짜 9번으로도 활약했다”며 “어디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하고 팀에 도움 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부른 것도 있다”고 부연했다.
보장된 기회는 없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이강인에 대한 평가는 확실했다. 그는 “대표팀에서 전술적으로 어느 포지션에서 어떻게 기용해야 장점이 극대화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볼 예정”이라면서도 “기술적으로는 이미 충분히 아주 좋은 능력을 갖췄고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 갖췄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첫 단추를 어떻게 꿰서 성장할지, 소속팀에 돌아가서는 얼마나 발전할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오는 18일 파주 NFC에서 소집돼 선배들과 손발을 맞춘 뒤 볼리비아, 콜롬비아 2연전에 대비한다. 이강인이 이번 2연전 중 출전 기회를 갖는다면 대표팀 최연소 A매치 출전 3위 기록을 새로 쓰며 2010년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후 9년 만에 만 18세 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피치를 누비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3월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출전 명단(27명)
△ FW =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 MF = 정우영(알 사드) 주세종(아산 무궁화) 황인범(밴쿠버 화이트캡스) 이진현(포항 스틸러스) 김정민(리퍼링) *백승호(지로나)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권창훈(디종) 이청용(보훔) *이강인(발렌시아) 나상호(FC도쿄)
△ DF =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민재(베이징 궈안)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박지수(광저우 에버그란데) 권경원(톈진 톈하이) 홍철(수원 삼성) 김진수, 최철순(이상 전북 현대)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 GK =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FC)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 최초발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