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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프로배구 한국전력 수원-광주 고심, 연고이전 '득과실'만큼 중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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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프로배구 한국전력 수원-광주 고심, 연고이전 '득과실'만큼 중요한 것?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19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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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이 연고지 이전 문제로 뜨겁다. 한국전력은 오는 4월부로 경기도 수원시와 계약이 종료된다. 선택지는 명확하다. 수원과 재계약하거나 연고지 이전 의향을 가진 광주광역시로 옮기거나 둘 중 하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전력 관계자는 19일 “수원시는 재계약 희망 의사를 이미 전해왔고, 광주시는 이번 주 안으로 연고 이전 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조건과 체육관 시설, 관중동원,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연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연고지를 광주로 이전할지 수원에 남을지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KOVO 제공]

 

◆ 광주 연고 이전 시 얻는 것?

광주시는 한국전력 본사가 전남 나주로 이전한 후 정치권과 지역언론 등 지역사회와 함께 배구단 유치를 어필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광주시 관계자는 “혁신 도시 이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전력 배구단을 광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며 “염주체육관 또는 광주여대 다목적체육관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로배구 남녀부 13개 구단은 현재 여자부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제외하면 전부 수도권 및 충청권에 몰려 있다. 비수도권지역 겨울스포츠 활성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광주로 연고지를 옮길 경우 전남과 전북지역 팬들까지 배구장을 찾을 수 있어 전국구 프로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따른다.

염주체육관은 현재 8200석이며 6000석 규모의 배구전용구장으로 리모델링하더라도 수원실내체육관(5100석)보다 수용 규모가 크다. 호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겨울스포츠 구단이 없는 만큼 프로축구(K리그) 전북 현대처럼 큰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

 

▲ 한국전력은 10여년 동안 수원을 연고지로 활약했다. [사진=KOVO 제공]

 

◆ 10년간 수원과 성장해 온 한국전력, 팬들 반발은

단 광주에서 홈구장으로 제시한 염주체육관은 올해 7월 열리는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수영 경기장으로 활용되는 관계로 2020~2021시즌부터 배구 경기를 개최할 수 있다. 한국전력이 연고 이전을 확정하더라도 다음 시즌을 치를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다른 팀들이 모두 수도권에 몰려 있어 시즌 중 긴 이동거리는 단점으로 꼽힌다. 체력적 부담은 물론 원정 시 선수들이 머물 숙소와 연습장소 마련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추가비용 발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가장 큰 문제는 수원 팬들의 반발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은 2008년 프로배구 남자부 준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수원을 연고로 성장해왔다. 

수원이 수도권인 만큼 선수들이 시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과 그동안 꾸준한 지원을 통해 쌓아온 신뢰를 무기로 재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원은 클럽하우스 등 인프라 확충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 지난해 12월 18일 한국전력 시즌 첫 승의 순간 서재덕(가운데)이 홈팬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연고지 이전 문제에 외풍만은 배제되길

정부 방침에 따라 한국전력 본사가 이동했지만 스포츠 구단이 연고지를 정하는 것은 정책과는 관련이 없어야 한다. 광주에서 주장하는 대로 회사가 이전했기 때문에 소속 프로팀도 거처를 옮겨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구단에서 득과 실은 물론 사업의 확장성과 방향성을 두고 광주로 이전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 하에 연고 이전이 이뤄진다면 그 결과를 지켜보면 될 일이나 의사 결정 단계에 있어 외풍이 들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따른다.

광주에서 겨울스포츠 유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정말 간절히 원한다면 좋은 환경을 제시해 구단의 긍정적인 화답을 이끌어내면 된다.

프로스포츠 근간은 연고지에서 지역사회와 쌓는 신뢰와 공동체의식을 향유하는 데서 온다. 지역민들이 ‘내 팀’이라는 인식을 갖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10년여 동안 수원에서 한국전력이 쌓아온 ‘수원의 팀’이라는 이미지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그만한 메리트가 따라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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