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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공세와 배당 올리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재선임 여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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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공세와 배당 올리기',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재선임 여부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3.2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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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초비상이라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가능성을 놓고 일각에서 짙은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양한 방법을 써보고 있지만 오히려 논란의 불씨만 키우고 있는 등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1000주 이상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에게 주총 위임장과 함께 생활용품 선물세트를 전달했다. 그러자 한편에선 무려 46.17%로 박 회장 재선임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잡아보려는 속셈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오는 29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여부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물은 8000원 상당의 바디로션과 바디클렌저라고 알려졌다. 

뇌물로 생각할 수 있는 큰 선물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 시기와 대상이 미묘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번 선물 논란이 표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지 또한 미지수다. 상법 467조2(이익공여의금지)에 따르면 ‘회사는 주주의 권리행사와 관련해 특정 주주에게 무상으로 재산상 이익을 공여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2014년 대법원에서 관련법이 적용된 판결도 있다.

다만 당시엔 의결권이 적용된 위임장을 써줄 경우 추후 골프장 예약권과 20만 원 상당 상품권 등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건 명백한 위법행위였다는 점에서 금호석유화학의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박찬구 회장 재선임과는 관계가 없는 단순 호의에 의한 선물이었다는 입장이다. 선물을 보낸 대상이 특정 주주들에게만 한정됐다는 것은 의도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부분이지만 법무부 또한 주총 참여 주주들에게 소정의 사은품을 전달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주총에서 절대적 변수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석유화학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박찬구 회장의 지분은 6.69%, 박 회장 조카 박철완 상무가 10%, 아들 박준경 상무가 7.17%, 딸 박주형 상무가 0.82% 등 특수관계 지분이 총 24.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8.45%, 블랙록이 6.20%를 갖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 지분이 46.17%에 달해 주총에서 크게 힘을 쓸 수 없는 형편이다.

박찬구 회장의 재선임이 결정될 주총을 앞두고 금호석유화학이 불안한 이유는 명확하다. 

 

▲ 금호석유화학. [사진=금호석유화학 공식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12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2008년부터 4년간 23차례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에게 담보 없이 저리로 법인자금 107억 원을 빌려줘 회사에 32억 원 손해를 끼쳤고 내부 미공개정보를 이용, 주식 손실을 회피한 혐의도 있어 주주들의 신임을 잃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기업 가치를 훼손한 이사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적극 행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에 영향력을 미칠지 지켜볼 대목이다.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승부수일까? 금호피앤비화학에 신우성 전 한국바스프 대표이사를 선임해 순혈주의를 깨는 결단을 내렸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사상 첫 외부 인사 대표이사다.

또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이 보통주 배당을 기존 주당 1000원에서 350원 오른 1350원으로 실시키로 했다. 다분히 소액주주의 표심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소액주주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결정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너리스크 기업의 배당성향 7.2%(에프엔가이드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여전히 ‘짠물배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근’을 던져주는 금호석유화학과 날카로운 채찍을 든 국민연금.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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