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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부상' 지동원, 끊어야 할 임팩트-불운 순환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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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부상' 지동원, 끊어야 할 임팩트-불운 순환고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3.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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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지동원(28·아우크스부르크)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미지의 선수로 불린다. 뇌리에 박힐 만한 강렬한 임팩트 있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지만 정작 공격수로서 골은 부족하다. 그런데도 유럽 빅리그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으면서도 대표팀에만 오면 큰 활약을 보이진 못한다.

최근 소속팀에서 반등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지동원은 지난 22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 후 왼쪽 무릎에 물이 차는 부종 증세를 보여 26일 한국과 콜롬비아전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명단에서 이름이 제외돼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 지동원이 왼쪽 무릎 부종 증세로 대표팀에서 도중 하차하게 됐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아직 더 많은 기대감을 걸어 봐도 될 만하다고는 하지만 충분히 파란만장한 커리어를 겪어온 지동원이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뒤 2010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데뷔해 두각을 나타냈던 지동원은 그해 가을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3분여를 남기고 연속 헤더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동메달 획득에 힘쓰며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2011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로 진출한 지동원은 19경기에서 단 2골만을 넣었는데, 첼시전에 데뷔골을 넣더니 2011~2012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동원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 뽑혀 라이언 긱스, 아론 램지, 조 앨런, 다니엘 스터리지 등이 나선 영국 연합팀을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내 축구 인생에 또 하나의 족적을 남겼다. 대표팀이 동메달을 수확해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데 가장 중요한 골 중 하나였다.

 

▲ 지난해 9월 소속팀 경기에서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다 발목을 다쳐 실려나오는 지동원(가운데). [사진=아우크스부르크 공식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소속팀에선 쉽게 반등하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적 후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하던 지동원은 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사령탑이었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눈에 띄어 꿀벌 유니폼을 입기도 했지만 2시즌 반 동안 5경기 출전 무득점에 그쳤다. 이 사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단 29분만 뛰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시 아우크스부르크로 돌아온 지동원은 강한 압박과 연계 플레이 등 강점을 앞세웠음에도 적은 공격 포인트로 인해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다름슈타트에서 임대 생활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부 리그에서도 단 2골에 그쳤던 지동원은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하며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9월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후 부름을 받았던 지동원은 소속팀 복귀 후 골을 터뜨리며 청신호를 밝혔지만 득점 후 세리머니 과정에서 발목을 다치며 2개월 동안 피치를 떠나 있어야 했다.

 

▲ 지난 2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고기뻐하는 지동원(왼쪽에서 2번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복귀한 지동원은 바이에른 뮌헨전 환상적인 골을 터뜨리더니 친정팀인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멀티골을 작렬하며 2-1 승리를 이끌며 다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까지 밀어내며 기회를 얻은 볼리비아전. 지동원은 부상을 안고 뛰었기 때문이었을까 움직임은 실망스러웠다. 미드필더 라인까지 내려와 공 배급에 힘을 보태고 전방 침투와 압박 등은 돋보였지만 패스와 크로스 등의 세밀함에선 투박함이 두드러졌다.

황의조에 비해 부족한 골 결정력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파트너로 기대를 받아 기회를 얻은 지동원이지만 결국 벤투 감독에게 보답하지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다.

절호의 기회를 놓친 지동원이 다시 소속팀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지긋지긋한 불운의 역사를 털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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