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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채용비리 '홍역' 때 '사기대출 감사'는 일종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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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채용비리 '홍역' 때 '사기대출 감사'는 일종의 시나리오?
  • 석경민 기자
  • 승인 2019.03.2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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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2017년은 우리은행으로선 잊고 싶은 해로 기억된다.

이광구 전 행장 등이 2015~2017년 공개채용 때 서류전형 또는 1차 면접에서 역량이 모자랐던 지원자 37명을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시켜 인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불공정, 갑질 등에 신물 난 여론은 우리은행의 행태를 무척 불편해 했다.

한데 당시 우리은행이 사기대출 사건을 부풀려 이 같은 내홍을 잠재우려 한 의혹이 제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한 매체는 지난 22일 “우리은행이 2017년 채용비리, 운전기사 자살 등 각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수백억 원대 사기대출 사건 감사를 내세웠다”고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은 당시 채용비리 외에 한 임원의 운전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으로도 어수선했다. 사기대출 사건을 기획,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상무의 차 트렁크에서 거액의 현금뭉치가 발견된 일이다. 그해 3월 우리은행은 대출브로커가 낀 400억 원대 사기대출 사건 혐의를 감사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 256억 원 사기대출사건을 감사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지난해 초 지점장 4명을 ‘불건전 여신 취급’으로 몰아 면직시키고 민·형사 소송을 걸었다.

문제되는 대목은 우리은행이 여신을 담당하면서 실제보다 신청 의견을 ‘좋게’ 또는 신용평가등급을 올렸는지 등을 따졌다는 점이다. 면직된 지점장들의 불건전 여신 규모는 평균 3억 원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실적 압박이 강해 불건전 여신은 그치지 않고 나타난다”며 “지점장급이라면 3억 원 이상은 당연하다. 특히 기업여신을 취급하는 곳은 규모가 그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사진=연합뉴스] 

 

때문에 일각에선 수백억 원대 사기 대출이 우리은행이 채용비리 등의 혼란을 환기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대적인 감사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분위기 조성용”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 배경이다.

우리은행 측은 “수백억 원대 사기대출 감사와 면직된 지점장 4명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기사의 의문의 죽음, 이광구 전 행장의 1심 실형선고, 사기대출 사건 의혹 제기까지 연이어 터지는 악재에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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