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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새 수장 이대호, '귀족 선수협' 오명 벗기 위한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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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새 수장 이대호, '귀족 선수협' 오명 벗기 위한 길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3.2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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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대호(37·롯데 자이언츠)가 모두가 회피하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새 회장 자리에 앉았다. 2017년 4월 이호준 NC 다이노스 코치가 사퇴한 뒤 2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찾았다.

먼 길을 돌아왔다. “어려운 시기에 선수협 회장을 맡게 돼 떨린다. 구단과 잘 협의하고 선수협 이익만 챙기기보다는 팬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말한 이 신임 회장의 취임 소감에 복합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25일 선수협 새 회장으로 뽑힌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협은 구단과 KBO에 선수들이 휘둘리는 것을 방지하고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대호는 취임식에 앞서 선수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피해를 감수하고 앞장섰던 대선배 故(고) 최동원을 떠올렸다. 최동원 선수 모친 김정자 여사와 함께 부산 사직야구장 광장 동상에 헌화하며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2000년 송진우 초대 회장을 필두로 만들어졌다. 이대호는 이종범(4대), 손민한(5,6대), 박재홍(7대), 서재응(8대), 이호준(9대) 등에 이어 10대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기엔 선수협 창립마저 쉽지 않았다. 구단과 KBO는 이를 반기지 않았고 창립에 서명한 선수들을 자유계약선수(FA)로 방출을 결의하며 리그 참가를 보이콧하겠다며 선수협 파동이 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선수들이 트레이드가 되거나 불이익을 겪었다. 이대호가 떠올린 최동원도 선수들의 권익에 목소리를 높이는 과정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겨야 했다.

 

▲ 취임 인터뷰에 앞서 이대호는 故(고) 최동원 동상을 찾아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들어 선수협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아졌다. FA 시장에서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했지만 국제대회에선 아쉬운 성적이 이어지며 ‘거품 논란’이 일었고 정작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들 혹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의 권익 보호에는 큰 관심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몇몇 소수 스타들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 팬 서비스에 인색한 스타들이 자주 발견되며 팬들의 원성은 커져만 갔다.

이대호는 선수협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었다. “2군 선수 권익을 보장하고 팬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한 그는 “특히 최저 연봉을 받는 선수나 2군 선수를 위한 자유계약선수제도(FA) 도입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대호 또한 사인 거부로 팬들의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선수협 회장은 선수, 구단, 팬도 생각해야 하는 자리”라며 “야구가 국민들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잘 하고 사인회 등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계획을 나타냈다.

프로야구는 매년 800만이 찾는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팬들의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선수들의 권익 향상은 물론이고 그에 따르는 의무감에 대해서도 돌아볼 수 있어야 팬들의 지지를 받는 선수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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