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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엔 크리스 데이비스-한국엔 염경엽? KBO리그 불명예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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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엔 크리스 데이비스-한국엔 염경엽? KBO리그 불명예 기록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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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거포 크리스 데이비스(33·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헛손질 왕’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데이비스는 9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 파크 앳 캠던 야즈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침묵은 이날로 49타수 째를 채웠다. 2011년 유제니오 벨레스(당시 LA 다저스)의 기록(46타수)을 넘어섰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로 불린다. 한국프로야구(KBO리그)에서도 크리스 데이비스와 대적할 만한 인물이 있었다. 감독으로서 뛰어난 지략을 펼치며 ‘염갈량’이라는 칭호를 얻은 염경엽(51) SK 와이번스 감독이다.

 

▲ 볼티모어 오리올스 크리스 데이비스가 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MLB  연속 타수 무안타 기록을 세웠다. [사진=AP/연합뉴스]

 

크리스 데이비스는 부족한 정확성을 장타력으로 메우는 극단적인 유형의 거포다. 통산 타율이 0.236에 불과하지만 장타율은 0.468에 달하는 이유다. 2013년 53홈런, 2015년 47홈런으로 2차례의 홈런왕을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홈런포가 급격히 줄었다. 타격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과 궤를 같이 했다. 2015년 0.262던 타율은 완연한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0.168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9경기 28타수 무안타로 타율 0.000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연속 타석 신기록도 눈앞이다. 크리스 데이비스는 56연타석 무안타로 1984년 토니 베르나저드(당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57연타석 기록에 바짝 다가섰다.

 

▲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은 선수 시절 51타석 연속 무안타로 이 부문 KBO리그 1위에 올라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볼티모어와 7년 총액 1억6100만 달러(1836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던 그라 더욱 실망감이 크다.

그와 대적할 KBO리그 불명예의 주인공은 바로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 시절이었던 1995년 9월 5일 쌍방울 레이더스전부터 현대 유니콘스로 이적한 1997년 8월 23일 해태 타이거즈전까지 무려 51연타석 무안타로 침묵했다.

스스로도 선수 시절을 회상할 때면 ‘못했던 선수’라고 자평하곤 한다. 그러나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 등으로 통산 0.195의 저타율에도 11시즌 동안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던 염 감독은 이 때의 실패를 자양분 삼아 KBO리그를 대표하는 감독이 됐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SK 와이번스가 1위를 달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염 감독의 뒤를 잇는 주인공은 NC 다이노스 손시헌(48연타석). 그 뒤는 유지훤 두산 베어스 코치가 OB 시절 기록한 47연타석 기록이다.

 

▲ 2011년 넥센 히어로즈 시절 18연패를 끊어내고 유한준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심수창(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이밖에도 흥미로운 불명예 기록들이 있다. 권두조는 1986년 청보 시절 0.162로 역대 시즌 최저 타율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고 구윤(태평양) 등 3명은 8연타석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

투수 중엔 장명부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에선 역대 최다인 427⅓이닝을 던지며 전대미문의 30승을 수확해내기도 했지만 1985년 청보에선 25패로 최다패, 이듬해엔 빙그레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단일 시즌 최다인 15연패를 당했다.

심수창(LG 트윈스)은 2009년 6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무려 18연패를 기록했고 김유봉(두산)과 패트릭(삼성)은 한 경기 14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시진은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9이닝, 14이닝을 소화하며 한 경기 최대 11개의 4사구를 범했고 심재민과 정대현(이상 KT)는 한 이닝에 폭투를 4개나 뿌리며 웃지 못할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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