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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제때의 내부거래, 김호연 회장의 승계 작업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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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제때의 내부거래, 김호연 회장의 승계 작업 용?
  • 유근호 기자
  • 승인 2019.04.2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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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유근호 기자] 대기업의 빠른 성장 그리고 총수 2세의 승계 작업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오너의 개인회사인 계열사, 자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다. 오너 일가가 이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그 자금으로 승계를 완성하는 것은 대기업의 단골 레퍼토리가 된지 오래다. 

빙그레도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냉장·냉동 제품 생산이 주력인 빙그레는 김호연 회장의 세 자녀 김동환(33.33%), 장녀 정화 씨와 차남 동만 씨가 66.67%의 지분을 가진 물류대행 회사 ‘제때’와 내부거래로 급격한 성장세를 주도해 왔다. 

빙그레는 지난해 폭염 특수를 등에 업고 급성장을 이뤘다. 

 

▲ 김호연 빙그레 회장. [사진=연합뉴스]

 

52주 신고가 행진을 벌였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연결 매출 411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반기 대비 3%, 영업이익은 247억 원으로 56%, 당기순이익은 215억 원으로 235.9% 폭등했다.

여기서 제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때는 빙그레와 물류대행 도급계약을 맺어 빙그레 생산 제품을 공장에서 대리점까지 배송하고 물류대행 수수료를 얻는 게 주력 사업인 기업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 빙그레에서 분리된 제때는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더니 지난해엔 매출 1300억 원대 기업으로 몸집이 훌쩍  커졌다.  

총수 2세들의 가족 회사 형태를 띠고 있는 계열사인 만큼 제때의 성장은 빙그레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빙그레 물류대행 매출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2013년 317억 원(전체 매출 626억 원)에서 2014년 340억원(전체 750억 원)으로 오르더니 367억 원→406억 원→451억 원에 이어 작년엔 504억 원(전체 1746억 원)까지 늘었다.

주목할 점은 빙그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 빙그레로 인한 매출 자체는 매년 커지고 있지만 제때 자체 매출 또한 덩달아 커지면서 몸집을 더욱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 빙그레가 총수 2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제때와 묘한 상생관계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사진=빙그레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마디로 빙그레의 일감 몰아주기로 든든한 토대를 만들고 이제는 독자 생존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을 이뤄 냈다는 사실이다.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제때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져 온 빙그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김 회장 장남 김동환 씨 승계 작업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 내부거래현황엔 비상장사 혹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총수 2세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비례관계는 총수 일가 지분율보다 더 뚜렷한 것이 확인됐다. 업계의 관측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총수 2세들이 지분 100%를 가진 제때의 성장은 빙그레 지분 매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때의 빙그레 지분율은 2015년 1.7%였는데 총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한 시점인 2016년엔 2%까지 늘어나며 현재 김호연 회장(36.75%), 국민연금(6.48%)에 이어 1.99%로 3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빙그레는 자산규모가 5조 원이 되지 않아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지 않지만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현행법 상 규제 대상에서 빗겨나 있는 이들도 예외일 수 없다고 경고를 날린 바 있다.

또 그러나 최근 식품업계 부당 내부거래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오너일가 계열사와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는 빙그레와 제때의 수상한 관계가 지속될지 두고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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