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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환영한 인천팬, ‘센스 발휘’ 이계성 주심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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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환영한 인천팬, ‘센스 발휘’ 이계성 주심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3.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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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김강민(42·한화 이글스)이 친정팀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은 첫날. 양팀팬 1만541명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23년간 SK 와이번스와 SSG에서 뛴 전 프랜차이즈 스타 예우였다. 승부와 상관없이 멋진 한 장면이 나왔다.

26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맞대결.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재훈이 볼넷으로 1루로 걸어 나갔다. 다음 타자는 김강민. 7회말 시작과 함께 최인호와 교체돼 대수비로 들어간 그는 타석에 설 기회까지 얻었다. 김강민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 홈구장 타석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관중들은 “김강민!”을 수차례 외치며 그를 반겼다. 김강민의 등번호 ‘0’이 적힌 유니폼을 들고 온 팬들도 수십 명이었다. 눈물을 글썽이는 팬도 있었다. 원정팀 관중석인 3루 측에서는 러브홀릭스의 ‘버터플라이’가 울려 퍼졌다. 김강민은 살짝 미소를 띤 채 나타나 타석에 들어서기 전 헬멧을 벗고 팬들을 향해 3번이나 인사했다. 김강민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기억에 남을 소중한 장면을 마음에 새겼다.

김강민이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타석에 들어서기 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화 제공]

김강민은 지난 시즌까지 SSG 전신인 SK 시절 포함 23년간 인천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인천 팬들은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그에게 ‘짐승’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SSG가 김강민을 보호선수 35명에 넣지 않으면서 한화가 그를 지명할 수 있었다.

그러자 팬심은 동요했다. 일부 팬들은 SSG랜더스필드 야구장 앞 인도에 구단에 항의하는 표시로 조화를 놓기도 했다.

김강민은 한화 이적 후 편지로 “23년 동안 원클럽맨으로 야구를 하며 많이 행복했다. 신세만 지고 떠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 보내주신 조건 없는 사랑과 소중한 추억들을 잘 간직하며 새로운 팀에서 다시 힘을 내보려 한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라고 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강민. [사진=한화 제공]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강민. [사진=한화 제공]

김강민이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었던 건 이날 주심을 맡은 이계성 심판위원의 역할도 컸다.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려고 있을 때, 이계성 주심은 홈플레이트 모래를 털었다. 피치 클록에 신경 쓰지 않고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한 배려였던 것으로 보였다. 주심이 움직이면 경기 시작 준비가 덜 됐다는 의미로 피치 클록도 멈춘다.

이는 지난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메이저리그(MLB) 공식 개막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김하성(샌디에이고)이 2회 첫 타석에 들어섰는데 주심을 맡은 랜스 박스데일 심판위원이 깨끗한 홈플레이트 모래를 직접 털었다. 홈플레이트는 깨끗했지만 김하성이 피치 클록에 신경 쓰지 않고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준 것이었다. 덕분에 김하성은 MLB 개막전에서 한국팬에게 헬멧을 벗고 인사할 수 있었다.

김하성은 경기 후 "한국에서 경기하는 거라 심판께서 배려해 주신 것"이라며 "그래서 덕분에 팬들께 인사하고 타석에 설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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