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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의 환영받지 못한 기자회견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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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의 환영받지 못한 기자회견 [프로농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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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2일 이대성(34·서울 삼성 썬더스)의 입단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한 농구 커뮤니티에는 ‘이대성 기자회견 금지어 십계명’이 올라왔다. “농구로 보답 금지”, “열정 금지” 등이 적혀 있었다. 그만큼 이대성에 대한 팬들의 배신감이 컸다.

이대성이 2022~2023시즌 소속팀이었던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대승적 차원 덕분에 일본 B리그(시호시스 미카와)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전 소속팀이 아닌 삼성으로 복귀했냐는 것이다.

이대성의 농구 열정이 대단하다는 걸 모르는 농구 팬들은 없다. 2017년 NBA(미국프로농구) 하부리그인 G리그에 도전장을 낼 정도로 해외에 대한 갈망이 컸다. 하지만 현 제도상에서 구단의 도움이 없이는 해외리그에 진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대성. [사진=]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프로농구연맹 센터에서 진행된 서울 삼성 썬더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2022~2023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이대성은 해외 진출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구단 측에 냈고 구단은 논의 끝에 ‘계약 미체결’ 신분으로 그를 놓아주었다. 임의해지 신분으로 보류권을 묶어둘 수도 있었지만 2년 뒤 이대성이 FA 보상금이 발생하지 않는 만 35세가 넘는다는 사실을 고려해 이대성을 자유롭게 풀어줬다. 이대성이 최소 2년은 해외리그에서 뛸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기자회견에서 “(임의해지 등이) 중요하지 않았다. 안 해 주셔도 가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FA 선수가 타 구단으로부터 영입의향서를 받으면 무조건 계약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KBL에서 5년 간 뛸 수 없다. 한국가스공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대성의 해외리그 진출 도전을 알렸고 나머지 9개 구단은 의향서를 내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로서는 상당한 리스크도 감수한 결정이었다.

이대성이 FA로 KBL 타 구단으로 이적했다면 한국가스공사는 당시 이대성 보수(5억5000만원)의 200%(11억원) 의 보상금이나 보상선수·보상금(2억7500만원) 묶음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성의 해외리그를 지지하는 마음이 컸다.

이대성은 이날 “제 선택으로 한국가스공사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많이 통감하고 있다. 팬들에 대한 죄송함도 다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처음부터 한국가스공사로 복귀할 생각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래 친분이 있던 김효범 삼성 감독과는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의 오퍼 시기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대성은 "(삼성에) 오퍼를 받은 시기는, 사실 (일본 시호시스 미카와와 계약 해지 전까지는) 공식적인 오퍼를 (구단이)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의견이나 이런 부분은 김효범 감독님과 친한 사이라 편하게, 말 안 해도 아는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대성의 발언을 종합하면, 사실상 삼성으로의 복귀를 처음부터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프로농구연맹 센터에서 진행된 서울 삼성 썬더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제도상으로는 이대성의 복귀에는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대성은 앞으로 도의적인 책임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도의적인 책임에 대한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진정성이 크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보다 해외리그에서 겪은 어려움, 포인트가드로서의 위치 보장 등에 대해 호소하는 느낌이 강했다.

해외리그에 도전했다가 돌아올 수 있다. 몇 년을 생각했지만 1년 만에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결과론이지만 이대성이 지난해 의향서를 받은 상황에서 해외에 진출했다면 그는 올 시즌 KBL에 돌아올 수 없었다.

이번 일로 구단에서 해외리그 도전에 대한 응원과 지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대성은 이와 관련한 질문에 “그건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 같다"며 "이로 인해 후배들의 앞길을 막는 쪽으로 간다면 이 사태를 보시는 분들, 혹은 이 시스템 안에 계신 분들의 유권해석이 아쉬운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진출이 제 사례로 안 좋아진다고요? 저는 그런 건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청문회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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