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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권창훈·수원FC 손준호, 늦었지만 빛난 첫 골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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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권창훈·수원FC 손준호, 늦었지만 빛난 첫 골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8.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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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1의 권창훈(30·전북 현대)과 손준호(32·수원FC)가 늦었지만 빛나는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둘 다 2022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태극마크까지 달았지만 올해 프로에서 골망을 흔들기까지 쉽지 않았다.

권창훈은 지난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9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권창훈이 왼발로 로빙 슈팅(공을 높고 느리게 차는 것)을 날렸고 그대로 포항 골키퍼 황인재를 넘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권창훈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은 포항을 2-1로 꺾었다.

권창훈이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경기에서 경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실 이날 경기는 권창훈의 전북 데뷔전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 삼성에서 전북 현대로 이적한 그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권창훈이 이날 전까지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밟은 건 군 복무 중이던 K리그2 김천상무 시절이던 지난해 4월 22일.

이후 전역한 그는 수원에 복귀했지만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그 사이 부진을 거듭한 수원은 K리그1 최하위에 그쳤고 창단 이후 처음으로 K리그2로 강등됐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그에게 전북이 올해 1월 러브콜을 보냈다. 그의 이적 소식이 발표된 이후 일부 수원 팬들은 그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권창훈은 수원 삼성 유소년팀인 매탄고 출신이다. 2013년 수원에서 데뷔하는 등 올 시즌 전까지 국내에서는 수원에서만 뛰었다.

마음고생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483일 만의 복귀전에서 결승골로 주인공이 됐다. 권창훈은 경기 뒤 “(코칭스태프가) 제가 부상 복귀 이후에 재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컨디션 관리를 잘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경기장에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항상 잃지 않고 재활했고 훈련했다. 자신을 믿었다”라고 말했다.

권창훈이 17일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창훈이 17일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창훈의 결승골로 이겼지만 전북은 아직 웃을 수 없다. 승점 26(6승 8무 13패)으로 여전히 최하위이기 때문. 이대로 가다간 K리그2로 강등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돈다. K리그1 최다인 9회 우승의 대표 명문 구단인 전북은 아직 K리그2로 강등된 적은 없다.

K리그1에서는 최하위인 12위 팀은 다음 시즌 K리그2로 강등된다. 10위와 11위 팀은 K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러야 한다. 어떤 경우도 전북이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손준호는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27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전반 42분 시원한 중거리포로 골문을 열었다. 손준호가 날린 슈팅이 포항 김민준의 몸에 맞고 굴절돼 득점으로 이어졌다. 손준호의 활약을 앞세운 수원FC는 울산을 2-1로 꺾었다.

손준호의 이날 득점은 전북 소속이던 2020년 10월 18일 광주FC전 이후 1400일 만이다. 손준호는 그해 전북의 리그 우승을 이끌고 MVP(최우수선수)까지 거머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듬해 산둥 타이산(중국)으로 이적했고 주축으로 뛰었다.

손준호가 18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경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홍차오공항에서 귀국하려다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중국 공안이 손준호에게 적용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적용된 혐의인데 중국 당국은 손준호의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10개월 간 구금된 손준호는 올해 3월 극적으로 귀국했다. 아마추어 레벨의 K5에서 몸을 만들다 지난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복귀했다.

지난 6월 22일 FC서울과의 18라운드에서 복귀전을 치른 그는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다. 올 시즌 자신의 10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골맛을 봤다. 그는 득점 직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양손으로 하트를 그렸다.

손준호는 경기 후 “오늘 경기를 준비하면서 2020년 K리그에서 (내가) 활약했던 영상을 유튜브에서 찾아봤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가족이 없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없을 수도 있다. 끝까지 응원해준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손준호가 18일 울산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손준호가 18일 울산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편, 선두 강원FC는 올 시즌 15승째를 거두면서 구단의 한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썼다.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7라운드 홈경기에서 광주FC에 3-2 승리를 거뒀다.

승점 50(15승 5무 7패) 고지를 밟은 강원은 2008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15승을 거뒀다. 앞서 2012·2019·2022시즌에 14승씩 거둔 바 있다. 이제 승점 1점만 더하면 구단의 한 시즌 최다 승점 신기록도 쓴다.

이날 강릉종합운동장에는 1만3170명의 관중이 몰렸다. 2018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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