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인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봉준호, 변영주, 정지영 감독, 배우 문소리, 조현철, 영화감독조합(DGK) 등이 참여한 '윤석열 퇴진 요구 영화인 일동'은 7일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통해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다. 신속하게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키고, 파면·구속하라"라고 소리 높였다.
긴급 연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 6일 자정까지 30시간 동안 진행됐다. 연명은 영화단체 77개와 감독, 배우, 제작자 등 251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12월 3일 밤 10시 22분, 현직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2시간 30분 만에 국회가 비상계엄의 해제를 의결한 지도 이틀이 지났다"며 "'제정신인가?', '미친 거 아닌가?' 비상계엄 선포를 목도한 대다수 국민의 첫 반응은 그랬다. 영화인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성토했다.
이어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굳이 법률적인 판단에 앞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자연스러울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존립에 가장 위험한 존재는 윤석열이며, 대통령이라는 직무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특히 독재와 다름없는 비상계엄 포고령에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영화인들은 "대한민국의 헌법은 '표현의 자유'라는 명시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을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라고 통칭한다. 다시 말해 윤석열은 오밤중에 '위헌적인 블랙리스트를 전면적으로 실행'해 버린 것"이라며 "현직 법무부 감찰관이 '계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즉각 사표를 냈다는 보도만 들릴 뿐, 현직 국무위원 누구도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 이외에, 위법한 계엄에 맞서서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했다는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지시와 명령에 의해 영혼 없는 일을 진행했다는 블랙리스트의 작동원리와 그럴싸한 변명이 얼마나 허위였는지 명명백백하게 증명됐다"고 일갈했다.
최근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영화 예산 삭감 사태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이들은 "지난 윤석열의 대통령 집권 기간 동안 우리 영화인은 일방통행식 정부의 영화 예산안의 불편부당함을 지적해왔다. 법률에 명시된 권한인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편성안은 윤석열의 일방통행식 폭거에 의해 좌초됐다"며 "야당의 국무위원 탄핵시도와 예산안 처리 등이 비상계엄령의 근거라면, 반국가세력은 윤석열 본인이다. 양심이 있는 공직자라면 반문해 보라. 민주주의가 안착한 이래 윤석열만큼 기획재정부와 모든 정부기관위에 군림하며 제 멋대로 예산을 편성한 자가 있었던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제1의 전제조건은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핵이 가장 빠른 길이라면 탄핵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그 이외에 파면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신속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생방송을 통해 만천하에 내란죄 현행범임이 밝혀진 윤석열과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계엄세력들의 구속 및 단죄는 타협 불가능한 자명한 수순"이라며 탄핵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상식 밖이며 통제 불가능한, 대한민국 제1의 위험요소이자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를 지금 당장 멈추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 길이다. 누구에게 정권을 맡길 지는 국민들이 결정한다. 내란의 동조자로 역사에 남을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라"라고 경고했다.
이날 12·3 비상계엄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도 '탄핵'을 외쳤다. 그는 7일 맥스무비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은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힘겹게 지켜냈다"며 "엉망이 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전 국민이 국회를 지켜보고 있다"며 "사리사욕보다 국가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해달라"는 탄핵 동참 호소를 전달했다.
'서울의 봄' 출연 배우들도 목소리를 더했다. 육군본부 관리참모부 오구민 소장을 연기한 배우 최민은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직접 국회 앞으로 나가 '비상계엄 중단하라'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국방부장관 오국상을 연기한 김의성은 개인 SNS에 "나는 헌법파괴적 불법 비상계엄에 반대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2022년 박근혜 탄핵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을 연출하며 영화감독으로 입봉한 바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