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명' 신승민 돌아왔지만...가스공사 여전한 숙제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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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 신승민 돌아왔지만...가스공사 여전한 숙제 [KBL]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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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죄송한데요. 박스 아웃했는데요."

최근 남자프로농구(KBL)는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포워드 신승민(27)의 ‘항명 논란’으로 떠들썩했다. 신승민은 4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 소닉붐과의 2024~2025 KCC KBL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한국가스공사가 37-34로 앞선 2쿼터 종료 55초 전, 작전 타임 때 내뱉은 한마디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신승민에게 "슛 쏘면 다 박스 아웃하라니까, 왜 안 하는 거야!"라며 질책했다. 이후 신승민의 대답에 강혁 감독은 말을 잃었고, 옆에 선 통역이 다급하게 "더 해! 더 해!"를 외치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한국가스공사는 KT에 74-75로 역전패했다.

신승민. [사진=KBL 제공]

이 사건으로 신승민은 KT전 이후 두 경기 동안 12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그사이 한국가스공사는 상위권팀인 창원 LG(엘지) 세이커스(72-79), 서울 SK 나이츠(69-89)를 만나 3연패 늪에 빠졌다. 부진에 빠진 한국가스공사를 두고 농구팬들 사이에서는 신승민의 복귀 시점에 관심이 집중됐다.

신승민은 8일 만에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12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와의 2024~2025 KCC KBL 5라운드 홈 경기. 교체로 출전해 11분 3초 동안 3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복귀전을 마쳤다.

경기 전 강혁 감독은 선수단의 요청으로 신승민과 훈련을 같이 했고 “상황에 따라 투입될 것”이라 설명했다. 올 시즌 42경기에서 평균 25분 17초 동안 6.5점 1.7도움 3.3리바운드를 마크했던 신승민은 논란 이전보다는 저조한 활약을 보였다. 강혁 감독은 센터 김준일(28분 53초), 포워드 박지훈(22분 4초)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했다.

갈등을 봉합하고 분위기를 바꾼 데 의의를 둘 수 있는 경기였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정관장을 88-76으로 제압하며 ‘항명 논란’ 이후 첫 승을 챙겼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신승민이 좀 더 폼을 끌어올려야 하는 게 나타났다. 외국인 선수 3명에게 득점 비중이 크게 쏠려 팀의 약점인 얇은 선수층 문제가 도드라졌기 때문.

니콜슨. [사진=KBL 제공]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앤드류 니콜슨(캐나다)이 31점, 샘조세프 벨란겔(필리핀)이 18점, 유슈 은도예(세네갈)가 13점 순으로 득점을 책임졌다. 88점 중 62점이 이들의 손끝에서 나왔다. 팀 득점의 70% 이상이다.

정관장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 시즌 팀 평균 78.4점으로 리그 3위를 기록 중이지만, 득점 2위 니콜슨(21.1점)과 벨란겔(13.9점)을 제외하면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마크한 자원이 없다. 가드 김낙현(9.2점)과 시즌 중 합류한 센터 김준일(8.3점), 포워드 전현우(7.5점) 정도가 믿을 수 있는 옵션이다. 은도예는 8.5점을 올렸다.

연세대학교 출신 신승민은 2021년 한국가스공사의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호명돼 창단 첫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신인 시절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3년차였던 지난 시즌 53경기 평균 27분 5초 동안 8.7점 3.9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올려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센터 하윤기(KT) 대신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맛보기도.

다만 올 시즌 후반기 들어 체력 저하로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평균 7점을 넘겼던 1~3라운드에 비해 4라운드(4.0점)와 5라운드(4.5점) 득점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이 기간 한국가스공사는 7승 10패에 그치며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1라운드 7승 2패로 리그 1위를 달리던 시절과 격차가 크다.

강혁 감독이 정관장전 도중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지난해 12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신승민은 늦어도 내년까지 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5위 한국가스공사(23승 21패)는 정규리그를 10경기 남겨두고 7위 정관장(17승 27패)과 6경기 차를 유지, 큰 이변이 없는 한 3시즌 만에 봄농구 출전이 유력한 상황.

‘국가대표 출신’ 신승민은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을 때 선수층이 얇은 한국가스공사의 포워드진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시즌 후반 부침을 겪은 신승민이 남은 시즌 반등에 성공해 봄농구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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