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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탄생한 김연아-박태환인데, '국민 오누이'를 건드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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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탄생한 김연아-박태환인데, '국민 오누이'를 건드리다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0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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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사 바꾼 슈퍼스타 압박 정황 속속 드러나, 온 국민 대노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 스포츠의 영웅 김연아(26)와 박태환(27)을 건드리다니. 최순실 체육계 국정농단의 주축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장시호 씨의 전횡이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한국 체육사를 통틀어서도 한 손가락에 꼽히는 슈퍼스타들이다. 둘의 등장 전까지만 해도 피겨스케이팅은 미국과 유럽, 일본이, 수영은 미국과 호주, 유럽이 독식했다. 한국으로선 도저히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종목이었다.

둘은 불모지 종목에서 한국의 올림픽 메달 지형도를 바꾼 개척자들이다. 김연아와 박태환이 혜성처럼 나타나 동계올림픽에서는 빨리 달리는 스케이팅만 보던 한국인이, 하계올림픽에선 활과 칼을 겨누고 업고 메치는 종목만 즐겨 보던 국내 스포츠팬이 새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을 획득한 국가는 26개. 한국은 금 1, 은 1로 나라별 메달 집계서 핀란드와 함께 공동 18위에 올라 있다. 모두 김연아가 일군 업적이다. 그는 2010년 밴쿠버에서 금메달, 2014년 소치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대 하계올림픽 수영에서 메달을 가져간 국가는 53개로 좀 더 많다. 한국은 금 1, 은 3으로 31위인데 박태환도 김연아처럼 한국의 메달 전부를 책임졌다. 2008년 베이징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 2012년 런던 자유형 400m, 200m 은메달을 땄다.

2008년은 김연아와 박태환의 주가가 동반으로 치솟던 해다. 당시 남자 축구대표팀이 부진을 거듭하자 ‘축구장에 물 채워라. 박태환 연습하게’, ‘축구장 얼려라. 김연아 연습하게’라는 글이 각종 커뮤니티와 댓글란을 도배했다. ‘박태환 김연아 결혼해라. 우리도 세계적인 싱크로나이즈드 선수를 배출하자’는 재치 만점의 댓글도 보였다.

박태환은 김종 전 차관의 협박에 마음고생을 했고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피아드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SBS에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종 전 차관은 “대한체육회하고 싸워서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라며 ”올림픽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KBS 보도에 따르면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는 측근에게 “쟤(김연아)는 문체부에 찍혔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그 많은 업적을 세우고도 대한민국 체육상 대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미운털까지 박혔다. 지난해에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도 대한체육회 선정 스포츠영웅 최종심사에서 제외됐다.

'최순실 사단'은 분야를 막론하고 만행을 저질렀다. ‘국민 오누이’ 김연아와 박태환을 터치한 사실까지 알려짐으로써 국민은 실망, 좌절, 허탈감을 느끼기에 이르렀다. 최순실 씨는 딸 정유라가 승마선수임에도 ‘땀은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스포츠의 가치를 통째로 훼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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