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09:34 (금)
'빅토르 안' 안현수, 러시아 도핑 역주행 속 평창 향한 질주
상태바
'빅토르 안' 안현수, 러시아 도핑 역주행 속 평창 향한 질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17 1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선수단 집단 도핑 은폐 적발, 평창 올림픽 출전 여부도 불투명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안현수(31·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시선은 오로지 1년여 뒤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있다.

안현수는 16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사뭇 비장한 자세로 경기에 나섰다. 안현수는 500m, 1500m, 5000m 계주에 출전해 모두 2위로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인터뷰를 사양할 만큼 이번 경기에 대한 높은 집중도를 보인 빅토르 안이지만 러시아 스포츠계 전반이 도핑 테스트 고의 회피와 샘플 바꿔치기 논란에 휘말려 있어 평창행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종합 5연패를 달성한 안현수는 2011년 돌연 러시아 귀화를 선택했다. 끊임없는 제기된 파벌 논란으로 인해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등 선발전에서 여러 차례 불이익을 받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래서 기회의 땅을 찾아나선 것이다.

러시아 유니폼에 빅토르 안을 새긴 안현수는 2013년 헝가리 데브레첸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 2개를 수확했다.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로서 처음 따낸 대회 메달이었다. 이듬해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안현수는 500m, 1000m에 이어 5000m 계주까지 3관왕을 달성했다.

안현수의 맹활약에 힘입은 개최국 러시아는 종합 1위(금 13, 은 11, 동 9개)를 차지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 때 11위(금 3, 은 5, 동 7개)에 그쳤던 러시아에 엄청난 성과였다. 이후 안현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훈장과 함께 포상으로 고급 아파트를 받는 등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안현수에게 웃지 못할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9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의혹에 대한 조사 권한을 받았던 리차드 맥래런 박사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도핑을 피하기 위해 국가적 규모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특히 소치 올림픽 메달리스트 15명이 도핑 병의 내용물에 함부로 손을 댔다는 것이다. 맥래런에 따르면 전체 규모는 30개 종목, 1000명 이상에 이른다.

앞서 2016 리우 하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단은 같은 문제로 육상을 포함한 일부 종목에 출전하지 못했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소송까지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펼쳤지만 결국 리우행은 좌절됐다.

마찬가지로 평창 올림픽에도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빅토르 안은 무릎 부상으로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 나서지 않고 재활에 전념했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평창 올림픽을 위한 리허설로 보고 있는 안현수다.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 의사를 나타냈던 빅토르 안. 그 안현수는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의 설득으로 평창 대회까지 도전을 이어가기로 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모든 샘플을 재검사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IOC가 리우 올림픽을 통해 전례를 세웠다. 특정 선수의 도핑이 문제가 됐다면 그 선수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낙관했다.

러시아가 온전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면, 평창 올림픽은 안현수의 굿바이 무대가 될 전망이다. 안현수가 1년 2개월 뒤  고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IOC의 결정에 따라 갈리게 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