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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리안 그레이' '팬레터' 등 창작 뮤지컬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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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도리안 그레이' '팬레터' 등 창작 뮤지컬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12.3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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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창작 뮤지컬의 약진이 돋보인 한해

[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창작 작품 보다는 라이선스 극이 낫지 않아?”

대학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뮤지컬 공연에 대해 ‘창작보다는 라이선스’라는 평가가 이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창작 뮤지컬도 라이선스 작품만큼 사랑 받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은 창작 작품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올해 공연된 창작 작품들은 작품성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사냥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한 해 동안 ‘마타하리’, ‘도리안 그레이’, ‘그날들’, ‘키다리 아저씨’, ‘팬레터’, ‘난쟁이들’, ‘트레이스 유’, ‘명동 로망스’, ‘빈센트 반 고흐’, ‘페스트’, ‘비스티’, ‘라흐마니노프’, ‘곤 투모로우’ 등의 초·재연 작품들이 많은 사랑을 받으며 주목 받았다.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페스트' [사진= 씨제스컬처, 스포트라이트 제공 ]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키다리 아저씨’, ‘페스트’ 등은 원작 작품을 각색·재해석 한 작품들로 주목 받았고, ‘로기수’, ‘팬레터’, ‘난쟁이들’, ‘라흐마니노프’, ‘명동로망스’ 등은 탄탄한 대본과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으로 순수 창작 작품의 힘을 보여줬다.

2016년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꼽으라면 ‘도리안 그레이’를 빼 놓을 수 없다. ‘도리안 그레이’는 교통·지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을 여러 번 기록했고, 예매 순위 역시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화제성을 입증했다. ‘도리안 그레이’의 인기는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이라는 뮤지컬 스타를 캐스팅 한 데 따른 결과라는 말도 있지만 홍서영이라는 신인 발굴 등 여러 면에서 성공했다.

2016년은 ‘도리안 그레이’ 뿐 아니라 ‘페스트’, ‘마타하리’ 등 과거와 달리 대형 창작 뮤지컬 작품이 쏟아지며 뮤지컬 팬들을 즐겁게 했다. 물론 대형 창작 뮤지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적인 작품인 ‘빨래’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팬레터’의 경우 개막 전부터 블라인드 티켓, 쇼케이스 티켓 매진으로 주목 받았고, 본 공연이 시작 된 이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또 네이버 TV캐스트로 생중계된 프레스콜 영상은 전체 누적 시청수 1만을 넘기도 했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기존 동화를 비틀어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고 ‘비스티’, ‘트레이스 유’, ‘그날들’ 등의 작품 역시 성공적인 재연 무대를 꾸미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 많은 창작 뮤지컬들은 기존의 문학 작품을 재해석 하거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을 작품에 투영하는 참신한 시도를 이어갔다. 또 기존 작품들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재연하는데 성공하며 라이선스 극들에 밀리지 않는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창작 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만큼 주목 받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뮤지컬 '팬레터', '키다리 아저씨' [사진= 벨라뮤즈, 달컴퍼니 제공]

가장 먼저 창작 뮤지컬이 과거에 비해 많이 공연 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작품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내용까지 좋아지면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예전에 비해 나아진 각종 지원 사업들은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요즘에는 리딩 공연을 통한 작품 선정 뿐 아니라 다양한 대본 공모전, 작품 공모전이 등장했고 창작 뮤지컬 육성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기성세대 뿐 아니라 신인 작가와 연출가의 등장에 힘을 실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해외 진출 바람이 좋은 영향을 끼쳤다. ‘김종욱 찾기’, ‘빨래’, ‘투란도트’, ‘난쟁이들’, ‘프랑켄슈타인’, ‘빈센트 반 고흐’ 등의 작품들은 중국, 일본 등에 라이선스를 판매하며 공연계의 한류를 이끌어내고 있다.

창작 뮤지컬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홍보 채널과 콘텐츠를 다채롭게 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연 제작사들은 SNS나 TV캐스트, 유튜브 채널, 공연 상품 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작품을 홍보하며 팬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물론 창작 뮤지컬 작품에도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엇비슷한 서사와 분위기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거나 흐름과 음악의 부조화 등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은 풀어야할 과제다.

해가 지날수록 창작 뮤지컬 작품들이 작품성과 내용의 다양성 면에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또 팩션(Faction)이나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작품 등이 등장하며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담아내기도 해 앞으로 발전에 큰 기대를 갖게 한다.

뮤지컬 '팬레터', '총각네 야채가게' 등 다양한 창작 뮤지컬의 홍보를 담당했던 벨라뮤즈㈜ 권혁미 대표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 및 홍보를 위한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뛰어 넘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을 2016년 창작 뮤지컬이 사랑 받은 이유로 꼽았다.

또한 권 대표는 "이슈를 만들기 위해 화제성이나 흥행성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중장기적 플랜으로 작품의 질과 완성도를 높이며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창작 뮤지컬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발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 작품들이 2017년 새해에는 어떤 작품들로 관객들을 즐겁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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