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Q리포트] '아육대'·'버저비터'… 연예인과 '스포츠 예능' 그 뒷얘기
상태바
[Q리포트] '아육대'·'버저비터'… 연예인과 '스포츠 예능' 그 뒷얘기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2.14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1. “출연하고 싶어 하는 아이돌이 엄청나게 많죠.”

매년 명절이 되면 MBC에서 내보내는 특집 예능 ‘아이돌스타 육상 양궁 리듬체조 에어로빅 선수권대회(아육대)’에 대한 한 연예관계자의 전언이다.

‘아육대’는 지난 1월에도 어김없이 설 특집으로 방송됐고,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프로그램은 많은 아이돌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에서 매년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명절을 대표하는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일에는 tvN에서 농구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버저비터’가 첫선을 보였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연예인은 ‘주종목’이 아닌 스포츠 예능에 왜 열성일까? 

MBC 설 특집 예능 ‘2017 아육대’ [사진 = ‘MBC’ 제공]

#2. 스타들이 스포츠 예능에 출연하는 이유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따라 달라진다. ‘아육대’와 ‘버저비터’의 성격이 다르듯, 두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출연진의 동기와 목적도 다르다. 

‘아육대’는 아이돌들이 모여 경쟁을 펼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이미 유명한 아이돌부터 신인까지 폭넓게 출연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그 효과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아육대’ 연출을 맡은 최행호 PD는 “아이돌이 노래와 연기를 하면서 보여줬던 것과 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 또한 팬과 소통을 위해서 참여하는 아이돌도 있고, 실제로 그런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며 “신인 같은 경우는 시청자에게 어필하거나 홍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우주소녀의 성소 같은 경우는 갓 데뷔한 이후에 ‘아육대’에서 활약해 그룹 이름을 많이 알렸다. 또 2AM의 조권이나 씨스타 보라처럼 다른 아이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시청자들이 ‘노래 잘하고 춤만 잘 추는 줄 알았는데 운동까지 잘하네?’란 반응을 보이면서, 새롭고 신선한 매력을 발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MBC 설 특집 예능 ‘2017 아육대’ 여자 육상 60m 부문에서 우승한 H.U.B의 루이 [사진 = MBC 예능 ‘아육대’ 화면 캡처]

#3. 실제로 ‘아육대’를 통해 유명세를 탄 아이돌은 여럿이다. 지난해에는 성소가 리듬체조로 ‘아육대’가 배출한 스타로 이름을 알렸다면, 올해는 신인 걸그룹 H.U.B의 루이가 그 주인공이 됐다. 

루이의 소속사 뉴플래닛엔터테인먼트 오민중 이사는 “‘아육대’ 출연 이후 달라진 부분이 생겼다. 루이가 지나가면 ‘아육대’라고 하면서 알아보는 분들도 많아졌고, 방송에서도 소개되는 타이틀이 생겨 루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무나 ‘아육대’를 비롯한 스포츠 예능에 출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예관계자 A씨는 “큰 기획사에 소속된 연예인을 제외한다면 실력이 있어야 나갈 수 있다. 또 나가더라도 작은 기획사라고 대우를 안 해주거나 팬 앞에서 비교 되는 경우까지 미리 대비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실제로 스포츠 예능에서 주목받은 연예인은 그만큼 훈련과 연습량을 소화한 경우가 많다. 특히 작은 기획사 연예인의 경우 ‘실력’이 없다면 출연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오민중 이사는 “루이는 전직 육상 국가대표선수인 여호수아의 특별 레슨을 받았다. 거의 매일 한강이나 양재천, 반포종합운동장에 나가서 뛰었다”고 설명했다.

‘버저비터’ 측 관계자 또한 “제작진들과 연예인들이 기본적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물론 예능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가 ‘열심히 하자’였다. 출연진들이 스케줄도 조절하면서 훈련을 40~50일 전부터 계속해왔다. 부상 같은 건 없었지만, 너무 과하게 연습하는 부분도 있어서 ‘조금 자제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tvN 예능 ‘버저비터’ 경기 장면 [사진 = ‘tvN’ 제공]

#4. ‘버저비터’는 일반적인 스포츠 예능과 달리 우지원, 현주엽 양희승, 김훈 등 1990년대 농구스타 4인이 각 팀 감독으로 나서 실제 프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내용으로 진지함을 더했다. 이는 연예인 출연 목적이 재미와 흥미를 위주로 한 스포츠 예능과 사뭇 다른 이유다. 

‘버저비터’ 측 관계자는 “각종 스포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먼저 출연을 요청하거나, 드래프트에 신청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휴머니즘을 추구하고 농구 실력이 있는 이들을 먼저 생각해 화제성과 상관없이 ‘스타 농구단’이나 ‘연예인 농구단’처럼 농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우선 뽑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임하기도 하는데, 출연진 중 한 사람은 기존에 모르던 이와 팀을 이룬 후에 ‘주기적으로 만나서 농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tvN 스타 농구 리얼리티 ‘버저비터’ 포스터 [사진 = ‘tvN’ 제공]

#5. 이처럼 연예인들이 스포츠 예능에 나가는 이유는 방송 출연이나 홍보의 목적, 혹은 스포츠가 흥미나 취미로 이어졌을 경우 등 다양하다. 특히 요즘엔 이시영, 김수현, 김보성 등 ‘프로 스포츠’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스타들도 더욱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스포츠 예능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방송국관계자 B씨는 “시청자가 편안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마디로 선호도와 시청 패턴이 달라진 것이다. 아무래도 스포츠 예능이 삶과 밀착된 얘기가 아닌 이유도 있고, 전하고자하는 메시지가 불분명한 까닭도 있을 것이다. 결국 기획이나 연출이 시청자에게 어필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예능이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아육대’와 ‘버저비터’가 스포츠를 진정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연예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지 두고 볼 일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