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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씬스틸러' LG트윈스 황목치승, 별명 새우인들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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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씬스틸러' LG트윈스 황목치승, 별명 새우인들 어떠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29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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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황목치승(32·LG 트윈스)이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짧은 출전기회도 잘 살려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황목치승은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방문경기에서 4회말 수비에서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수 글러브를 꼈다.

타석에서는 투수 땅볼을 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양 팀이 3-3으로 맞선 7회말 수비에서 명장면을 연출했다.

▲ LG 트윈스 황목치승이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다이빙하며 공을 막아낸 뒤 몸을 날려 송구를 하고 있다. [사진=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타석에 들어선 선두타자 정근우가 2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중전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황목치승은 빠르게 타구를 쫓았다. 글러브로 타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낸 황목치승은 곧바로 맨손으로 공을 잡아 몸을 날리며 1루로 공을 뿌렸다.

아슬아슬한 상황에 정근우도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그러나 공이 더 빨랐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정말 그림같은 수비”라며 “슬라이딩하고 일어나는 동작에서 송구로 이어지는 과정이 상당히 빨랐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반에 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타자였다고 말하며 황목치승의 수비를 높게 평가했다.

대니얼 김 해설위원도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던졌다”며 “정근우도 최선을 다해 주루 플레이를 했지만 황목치승의 수비 하나만큼은 대단했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황목치승의 ‘씬 스틸러’ 활약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6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양 팀이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2루에서 대주자로 나선 황목치승은 이형종의 짧은 안타에 홈으로 파고들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황목치승이 필사적으로 몸을 날려 봤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승리를 챙겼다고 판단한 넥센 선수들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의 감격에 취했다.

LG는 억울한 듯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느린 화면으로 확인한 장면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었다. 황목치승이 태그하는 박동원의 미트를 피해 배를 뒤로 쑥 빼면서 왼팔을 쭉 뻗어 홈을 먼저 터치한 것.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보였던 LG의 홈 관중들은 열광했다.

빠르게 쇄도하던 가운데 나오기 힘든 동물적인 본능에 의한 플레이였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대단한 슬라이딩”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3-3 동점이 된 경기는 이후 정상호의 결승타로 끝내기 안타로 LG의 승리로 바뀌었다. 황목치승의 필사적인 주루가 팀에 짜릿한 역전승에 디딤돌을 놓은 것.

야구팬들은 허리를 완전히 굽혀 슬라이딩을 하는 독특한 동작이 마치 새우 등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이 플레이를 ‘새우 등 슬라이딩’이라고 불렀다. 이후 28일 몸을 파닥 거리는 듯한 수비까지 더해지며 팬들은 황목치승을 향해 ‘황목새우’, ‘갓새우’, ‘대하’, ‘황목쉬림프’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양상문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황목치승이 몸을 구부리면서 들어오더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황목치승이 배를 넣음과 동시에 슬라이딩을 하며 손을 바꿔 뻗었다. 어려운 슬라이딩이었는데 잘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깊은 인상을 남긴 두 장면이었다. 황목치승은 올 시즌 개막 이후 2경기를 소화한 뒤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지난달 25일에서야 다시 1군에 복귀했다. 21경기에 나섰지만 주로 대타나 대주자로 등장했고 타석에는 9차례 밖에 서지 못했다. 타율은 0.143(7타수 1안타).

2014년 LG에 입단했지만 1군에서 50경기 이상 나선 시즌이 없다. 경기 출전 기회 자체가 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황목치승의 절실함 가득한 이 두 플레이가 더욱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새우라는 어찌보면 다소 우스꽝스러운 별명이긴 하지만 존재감을 나타내는 게 최우선 과제인 황목치승에게는 이마저도 반가운 관심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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