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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영권이 진단한 한국-이란전 수비라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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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김영권이 진단한 한국-이란전 수비라인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01 0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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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최다실점팀 한국이 이란전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수비력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었다. 대표팀 주장이자 센터백으로 나서 뒷문을 지킨 김영권(27·광저우 에버그란데)은 한국 수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김영권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과가 아쉽다”며 “우즈벡전만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김영권(오른쪽)이 31일 이란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에서 상대 선수를 따돌리고 있다.

◆ 조기소집 효과는? 허둥지둥대기 바빴던 수비라인

그야말로 허울 좋은 무실점이었다. 수비진은 이란의 거센 압박에 허둥지둥 댔다. 몸을 날리는 이란 공격진을 앞에 두고도 늦은 볼 처리로 위험한 장면을 자초할 뻔 한 것만 여러 번이었다.

급한 쪽은 한국이었다. 조 2위 한국은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 앞선 상황에서 경기에 나섰다.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절실했다. 이란을 잡는다면 우즈베키스탄과 중국전 결과에 따라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더 절실한 움직임을 보인 쪽은 이란이었다. 한국 수비진은 흥분한 듯 보였다. 볼 처리는 미숙했고 이란의 역습에 우왕좌왕했다. 후반 초반 상대 선수가 퇴장당하며 수비할 일이 적어진 게 다행이었다.

중국파와 K리거 중심으로 꾸려진 수비진은 대부분 조기소집돼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 신태용 감독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 또한 수비였다. 김영권은 “다른 때보다 더 시간이 많아 조직력 훈련을 할 시간이 많았다”며 “수비 선수들끼리 더 자주 대화를 나눴고 맞춰볼 시간도 많았다. 조직력만 놓고 보자면 다른 때보다 더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이란전이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그는 “이란은 개개인 적으로 피지컬이 뛰어나 밀리지 않도록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며 볼 처리가 늦었던 점에 대해서는 “이란이 라인을 내리고 플레이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공격적으로 나섰다. 여유를 가졌어야 했는데 압박이 심하다보니 부담을 느꼈다”고 문제점을 진단했다.

▲ 대표팀은 6만 홈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도 홈 이점을 살리지 못했다. 오히려 큰 응원소리는 소통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김영권은 "우즈벡전에는 눈빛만 봐도 통할 수 있을 만큼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 문제점 인식 김영권 "눈빛만 봐도 통할 수 있도록 훈련할 것"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무려 6만3124명.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6만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것은 2013년 10월 12일 브라질과 친선경기 이후 3년 10개월만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홈 이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김영권은 “한국 축구에 (국민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며 “이런 자리에서 뛸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 더 열심히 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관중은 반드시 이점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해 계속 연습했는데 큰 응원 소리로 인해 서로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답답했다”며 “우즈벡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충분히 생길 수 있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전망도 함께 내놨다. 김영권은 “위험한 상황은 많이 안내줬다고 생각한다”며 “더 집중해 우즈벡전을 치러야 무실점할 수 있다. 수비에서는 소통에 더 힘쓰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4승 2무 3패, 승점 14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우즈벡(승점 12)이 중국에 0-1로 패하며 승점을 챙기지 못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시리아가 카타르를 2-1로 이기며 승점 12로 뛰어올라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최종전에서 시리아가 이란을 꺾고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에 잡힌다면 조 4위로 추락, 플레이오프 진출 자격도 얻지 못한다.

김영권은 “그렇게까지는 생각하는 건 너무 나가는 일인 것 같다”고 일축하며 “우즈벡전만 바라본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즈벡전 승리하겠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자력진출하기 위해서는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우즈벡전에서 반드시 승점 3을 따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비라인의 안정화가 수반돼야 한다.

김영권의 진단처럼 활발한 소통을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승리를 위해 당연한 명제지만 그 간단한 이치에 모든 게 달려 있다. 우즈벡전까지 단 나흘 남았다. 한국 축구의 운명을 바꾸기에 짧고도 충분할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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