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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은퇴투어 성료, '번뜩' 9구단 아이디어 프로야구 새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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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은퇴투어 성료, '번뜩' 9구단 아이디어 프로야구 새역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9.30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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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승엽 은퇴투어가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새달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이승엽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숱한 명장면을 남겨 ‘국민 타자’라 불리는 이승엽은 그 위대함에 걸맞게 프로야구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상대팀 안방을 찾을 때마다 값진 선물을 받았다. 은퇴투어 때 각 팀이 어떤 의미있는 이벤트를 펼치는지가 야구팬들의 후반기 관심사였다.

▲ KIA는 이승엽이 프로 통산 1호 홈런을 때린 무등구장의 1루 외야 의자를 떼어내 선물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한화 이글스는 보문산 소나무 분재로 훌륭하게 첫 스타트를 끊었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홈플레이트에서 보문산 정상까지가 2600m”라며 “이는 비거리 115m짜리 홈런이 23개 필요하다. 이승엽만이 유일하게 대전에서 이토록 많은 홈런을 때린 원정 선수”라는 설명이 붙었다.

1군 합류 3년차라 이승엽과 접점을 찾기 힘든 kt 위즈는 현판과 액자, 인두화로 성의를 표시했다. 주요 선수들이 다이아몬드에 자리해 이승엽이 도는 동안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안방인 고척 스카이돔의 잔디를 배경으로 한 유니폼 액자를 준비했다. 국내 유일 돔구장인 점에서 착안한 아이디어. 이승엽의 등번호인 36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이벤트를 벌여 의미를 더했다.

SK 와이번스는 “은퇴 후엔 가족과 여행을 다니라”는 의미로 여행 캐리어와 폴라로이드 사진기, 해먹 등을 담아 전했다. 가방 둘 중 하나에는 3, 하나에는 6을 적어 이승엽을 미소 짓게 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홈런 신기록 달성에 도전할 때 한창이던 잠자리채 열풍을 조명했다. 이승엽에게 대기록을 자주 헌납했던 기억을 꺼내 순금 10돈짜리 잠자리채를 특별 제작, 큰 박수를 받았다.

KIA(기아) 타이거즈는 이승엽이 예전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무등구장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렸던 기억을 끄집어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옆에 자리한 무등구장의 1루 외야 좌석을 떼었다.

두산 베어스는 2군 시설이 이천에 있는 점을 고려, 도자기 달항아리를 선물했고 NC 다이노스는 창원을 상징하는 누비자 자전거 모형을, LG는 버튼을 누르면 이승엽의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목각 기념패를 각각 선물했다.

9개 구단이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메이저리그(MLB) 명문 구단 뉴욕 양키스의 레전드들 마리아노 리베라, 데릭 지터 등이 현역에서 물러날 때나 보던 은퇴투어를 KBO에서 접할 수 있어 행복했던 후반기 프로야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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