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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헥터-팻딘-버나디나 일년 더! '유사행보' 두산베어스와 다를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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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헥터-팻딘-버나디나 일년 더! '유사행보' 두산베어스와 다를까?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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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8년 만에 우승 반지를 낀 KIA 타이거즈가 'V11' 우승 트로피를 안긴 외국인 삼총사 헥터 노에시(30), 팻딘(28), 로저 버나디나(33)와 내년에도 함께 한다.

지난해 우승 이후 외국인 트리오와 모두 재계약을 맺었던 두산 베어스가 떠오른다. 두산의 선택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순리대로 가는 KIA의 결정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까.

 

▲ KIA 타이거즈가 30일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왼쪽부터), 팻딘, 로저 버나디나와 모두 재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는 30일 “2017시즌 KBO리그 통합 우승을 합작한 외국인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헥터는 올 시즌보다 30만 달러 오른 총액 200만 달러, 팻딘은 2만5000달러 인상된 92만5000달러, 버나디나는 25만 달러 오른 11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헥터는 올 시즌 30경기에 선발등판해 최다이닝(201⅔이닝)을 소화하며 양현종과 함께 공동 다승왕(20승)에 등극했다. 2년 연속 리그 최다이닝과 팀내 최다승을 기록한 헥터는 구단에 특급 대우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우승을 함께 일궈낸 동료들과 내년에도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2018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27홈런 111타점 118득점 32도루로 팀 공격을 진두지휘한 버나디나도 KIA와 1년 더 함께한다. 특히 팀 역대 최초 100타점-100득점 기록과 함께 팀 외국인 선수 최초 사이클링히트,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 등 ‘역대급’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기에 손색 없는 활약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버나디나는 “최고의 동료들, 열정적인 팬들과 다시 호흡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내년에도 팀이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팻딘이 가장 애매했다. 30경기에 등판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활약이 KIA에 확신을 심어줬다. 팻딘은 9월 이후 2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고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빅게임 피처’로서 면모도 보였다.

팻딘은 “다시 열정적인 KIA 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어 기쁘다”며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좋은 활약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KIA의 선택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반드시 성공의 보증수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두산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두산은 통합 우승 이후 더스틴 니퍼트(36), 마이클 보우덴(31), 닉 에반스(31)를 모두 붙잡았다.

 

▲ 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통합 우승의 주역인 더스틴 니퍼트(위에서부터 시계방향),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를 모두 보류선수에서 제외했다. [사진=스포츠Q DB]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KBO리그 6년차로 이미 최고의 외국인 투수라는 평가를 받던 니퍼트는 22승 3패 평균자책점 2.95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누렸다.

18승 7패 평균자책점 3.80의 빼어난 성적으로 선발 ‘판타스틱4’의 한 축으로 자리한 보우덴도, 타율 0.308 24홈런 81타점을 기록한 에반스도 모두 팀에 남았다.

그러나 올 시즌이 마무리된 후에는 모두 웃지 못했다. 니퍼트는 14승(8패)을 수확했지만 한국에서 보낸 7시즌 중 2번째로 좋지 않은 평균자책점(4.06)을 남겼다. 특히 9월 이후 나선 5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46으로 크게 흔들렸고 가을야구에서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8.27로 에이스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보우덴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시즌 초반부터 어깨 부상으로 2개월 이상 팀을 떠나 있었고 복귀한 후에도 3승 5패 평균자책점 4.64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에반스는 타율 0.296 27홈런 90타점으로 누적 스탯에서는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비율 스탯(타율, 출루율, 장타율 등)과 세부 지표 등의 성적은 오히려 떨어졌다. 경쟁자인 오재일이 큰 반등을 이룬 것도 두산의 결심을 굳히게 만들었다.

결국 두산은 이들을 모두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에반스와 보우덴은 사실상 방출이고 니퍼트와는 계약 조건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KBO 규정상 외국인 선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통보할 경우 직전 해 연봉의 75%까지 보장해야하기 때문이다. 니퍼트의 올 시즌 연봉은 210만 달러. 다음 시즌 니퍼트와 재계약을 원한다면 157만5000달러(17억1076만 원)을 보장해야 한다. 두산은 니퍼트에게 이만큼의 금액을 지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최근 국내 스포츠에서는 과거 흔히 사용했던 ‘용병’이라 표현 대신 외국인 선수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돈을 주고 팀의 성적 향상만을 위해 뛰는 용병이라는 말이 주는 거리감 때문에 이를 대신해 보다 적절한 단어를 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용병’의 그것에 머물고 있다. 결국 구단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교체를 단행할 수밖에 없다.

뛰어난 활약으로 KIA 외국인 트리오가 두산의 삼총사와 달리 연이은 활약으로 내년 이맘 때에도 다시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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