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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홍정호 러시아 월드컵행, 김민재-조현우 역할에 시선 쏠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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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홍정호 러시아 월드컵행, 김민재-조현우 역할에 시선 쏠리는 이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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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공항에 오면서 많이 떨렸다. 어떻게 해야 될지 많이 생각하면서 공항에 왔다.”

9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 홍정호(29·전북 현대)는 어색하고 긴장되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홍정호는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소집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이라 더 부담이 있다”면서도 “부담감을 떨치면서도 긴장감을 갖고 경기와 훈련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 홍정호가 19일 유럽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홍정호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함께 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질 자원으로 손꼽혔다. 지난해 6월까지 41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이후엔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경기 감각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홍정호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하다가 2016년 중국 슈퍼리그(장쑤 쑤닝)로로 무대를 옮겼다. 그러나 외국인 쿼터 제도 변경 등으로 인해 기회가 줄었고 지난해 7월 이후엔 선수 등록 명단에서도 배제돼 실전 경험을 거의 쌓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을 향한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K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최강희 감독은 그를 반겼고 이는 여전히 수비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신태용호에도 기대되는 일이었다.

홍정호의 K리그행이 대표팀 선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중에서도 전북의 유니폼을 입으며 예상보다 순조롭게 대표팀 명단에 합류하게 됐다. 이번 대표팀 수비수 중 홍정호를 제외한 7명 중 무려 4명이 전북 소속인데 김진수와 김민재, 최철순은 사실상 베스트 11에 가까운 이들이다. 대표팀에서 붙박이로 활약했던 장현수(FC도쿄)가 불안함을 보이며 홍정호까지 포함한 전북 포백이 대표팀 수비를 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고 신 감독은 이 방안을 테스트하기 위해 홍정호를 호출했다.

 

▲ 홍정호(왼쪽)과 전북에서 센터백으로 짝을 이루고 있는 김민재는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출 전망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러나 리그 ‘1강’으로 꼽히는 전북은 초반 3경기에서 4실점하며 흔들리고 있다. 대표팀 수비 불안의 유일한 희망으로 꼽혔던 ‘전북 포백라인 가동’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 아직 홍정호가 전성기 때의 경기력을 보이는 것도 아니기에 걱정은 커졌다.

그러나 홍정호는 “전북에서는 시즌 초반이라 대표 선수들이 동계훈련을 가면서 손발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호흡을 맞춰가는 상황이라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소속팀에서 계속 손발을 맞춰 장점이 있다. 선수들의 장점도 잘 알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대표팀에 전북 선수들이 많은 만큼 좋은 경기력을 보이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내 기준에서 이 선수들이 K리그에서 제일 괜찮다는 생각이다. 코칭 스태프가 꾸준하게 경기를 보면서 정한 선택”이라며 최근 많은 실점에 대해서는 “팀의 실점은 포백 문제를 넘어 1선과 2선의 수비 가담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유기적인 움직임을 주문하겠다. 단단한 수비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북은 시즌 초반 홍정남, 황병근, 송범근 등 골키퍼가 하나 같이 불안함을 내비쳤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지난 시즌 도움왕 손준호에게 포백의 보호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 전북과 달리 탄탄한 골키퍼진은 홍정호를 바탕으로 한 전북 소속 포백에도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 선의 수비수들이 타이트하게 압박해주고 골키퍼만 안정되면 지금 전북 수비가 기록한 실점률보다 더욱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골키퍼 실수로 골이 먹더라도 수비가 욕을 먹을 수 있다. 그런 부분 하나하나가 전북 수비를 힘들게 하고 있다. 골키퍼가 안정되면 실점률이 더욱 낮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최근 대표팀이 골키퍼 풍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신태용 감독은 기존 주축이었던 김승규(빗셀고베)에 신흥 강호 조현우(대구FC)의 등장으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게다가 미드필더에선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정우영(빗셀 고베), 박주호(울산 현대) 등이 이들을 보호하며 포백의 안정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연전에서 전북 포백 라인 가동이 성공을 거둔다면 수비 조직력 문제에 있어서는 한 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된다. 리그 경기를 통해 수비 조직력을 꾸준히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홍정호와 신태용 감독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북아일랜드와 강호 폴란드의 공격을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아내는 것. 홍정호의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은 물론이고 전북 팀 동료들의 도움과 골키퍼의 맹활약이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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