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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미치겠다, 너땜에!' 사랑과 우정 사이, 미장센으로 풀어낸 달콤 쌉싸래한 관계의 미학

기사승인 2018.05.09  08: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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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우리 주변에는 꼭 한 명씩 남자친구보다 더 남친 같은 남사친(남자 사람친구), 여자친구보다 더 여친 같은 여사친(여자 사람친구)을 곁에 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남ㆍ여사친의 관계에 대해 물어봤을 때, 열 명 중 여덟, 아홉 명은 말한다. “그냥 친구야, 얘랑은 진짜 남녀를 떠나 친구야.”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이성 간에도 친구는 존재할 수 있다. 단, 전제조건이 붙는다. 남녀가 상대방에게 느끼는 감정이 순전히 우정일 경우. 남녀 한쪽이 우정이 아닌 연정을 품었지만, 자신의 감정을 잘 숨겨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을 경우. 두 가지에 해당이 안 되는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좋은 쪽, 혹은 나쁜 쪽으로 결국 두 사람의 친구관계는 변하기 마련이다.

 

'미치겠다, 너땜에!' 성주 이유영 김선호 권도운  [사진=MBC 드라마 '미치겠다, 너땜에!]

 

7일과 8일 양일간 방송된 MBC UHD 단막스페셜 ‘미치겠다, 너땜에!(기획 강대선•연출 현솔잎•극본 박미령)’는 8년지기 친구 사이에 벌어진 사랑과 우정 사이의 줄타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 1일 종영한 ‘위대한 유혹자’의 후속 작품인 ‘검법남녀’의 일주일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방송됐지만, ‘미치겠다, 너땜에!’는 예상보다 많은 호평과 관심을 받았다.

‘미치겠다, 너땜에!’의 두 주인공 한은성(이유영 분)과 김래완(김선호 분)은 8년 지기 절친이다. 이유영에게는 4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있었고, 김선호는 무수히 많은 여자친구들이 있었다. 때문에 두 사람은 온전히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의 전 남자친구가 이유영의 생일날 결혼식을 하게 됐고, 이유영은 김선호의 집에서 울며불며 술을 마시다 만취 상태가 돼버린다. 그러다 갑자기 이유영과 김선호는 충동적으로 관계를 맺게 된다.

두 사람은 그 날 있었던 일을 모두 잊기로 하고, 기존의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있던 일이 없어지진 않는 법. 불쑥불쑥 8년 친구의 모습에서 남자•여자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두 남녀는 심장이 덜컥 멎을 것 같은 감정을 느낀다.

‘미치겠다, 너땜에!’는 단막극이라는 특성으로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영화적 연출도 많이 사용됐는데, 특히 미장센(mise en scene)적 요소가 돋보였다. 

미장센은 본래 연극무대에서 쓰이던 프랑스어로 ‘연출’을 의미하지만, 영화로 옮겨지면서 프레임 속 화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소품의 배치 등을 통해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한다.

8일 방송된 ‘미치겠다, 너땜에’ 4회는 김선호와 이유영의 관계가 혼돈 속에 빠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를 암시하는 미장센이 많이 등장했다. 지금부터 ‘미치겠다, 너땜에!’에서 두 주인공의 심경을 보여주는 미장센을 알아보며 작품을 더 알차게 보도록 하자.

 고슴도치 복고

 

▲왼쪽부터 시간순서대로 진행  [사진=MBC '미치겠다, 너땜에!' 방송화면 캡처]

 

복고는 전 남친이 이유영에게 선물로 준 고슴도치다. 복을 불러오는 고슴도치라는 이름의 복고는 ‘미치겠다, 너땜에!’에서 의미가 큰 상징물이다. 복고는 이유영과 동일시 되는 존재다. 하수관이 터져서 김선호의 집으로 오게 된 이유영은 고슴도치 복고를 데리고 온다.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김선호는 복고를 보고 달가워하진 않지만, 복고가 뜨거운 냄비에 화상을 입을까 걱정하기도 하며 은근히 신경쓴다. 이후 이유영이 출근했을 때, 김선호는 복고와 처음으로 교감을 한다.

교감이 끝난 복고에게 김선호는 나무로 된 고슴도치 집을 만들어준다. 이유영이 본격적으로 김선호의 집에서 머물기 시작했을 때, 복고 역시 엉성하게 급조됐지만, 자신의 집을 가지게 된다. 이는 김선호가 이유영에 대한 마음을 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이유영의 떠났을때도 복고는 여전히 김선호의 집에 남아 있다.

김선호는 복고를 이유영과 동일시 여기며 언젠가 이유영이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다. 그리고 결국 이유영이 돌아와 김선호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한 후, 마침내 두 사람은 연인관계가 되었다. 이때 복고의 집은 나무집이 아닌 김선호의 벽돌집을 닮아 있다. 마침내 이유영이 나뭇집과 같이 잠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김선호의 마음 속에 완전히 정착했음을 암시한다.

▶ 이유영의 구두

 

▲왼쪽부터 시간순서대로 진행 [사진=MBC '미치겠다, 너땜에!' 방송화면 캡처]

 

이유영의 핑크 구두는 김선호에 대한 이유영의 마음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이유영이 술이 취해서 김선호의 집에 왔을 때, 술이 취한 이유영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려 한다. 하지만 구두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다. 그 후 문서정(권도운 분)을 보고 정신을 차린 후, 이유영의 속마음은 사라져 버린다.

이후 구두는 이유영과 김선호의 감정 충돌 이후 다시 등장한다. 김선호의 고백 아닌 고백에 복잡한 심경을 느낀 이유영은 김선호의 집에서 나가기로 했고, 한쪽 밖에 없던 구두를 챙겨 나간다. 이는 이유영이 자신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김선호에 대한 애정을 정리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유영이 떠나기로 한 저녁, 이유영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구두를 발견한다. 김선호의 집 앞 콘크리트 공사현장에 빠져 구두는 함께 굳어버렸고, 빠지지 않는 구두를 보며 감정이 폭발해 버린 이유영은 김선호를 떠난다. 

김선호의 집에 있던 이유영의 구두가 의식이라면, 콘크리트에 박힌 구두는 무의식속에 존재하는 김선호를 향한 애정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이유영은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김선호에 대한 사랑을 애써 뿌리치고 떠난다.

일년 후, 다시 구두가 있던 자리를 찾게 된 이유영은 구두가 사라진 것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이 장면은 김선호에 대한 사랑은 흔적을 남겼지만, 이제 잊혀진 과거라 생각하는 이유영의 모습을 암시한다.

하지만 이유영은 자신의 구두를 그린 김선호의 작품 ‘닫힌 마음’을 보게 되고, 김선호의 집으로 돌아간다.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때, 신발장에는 콘크리트에서 뽑은 듯한 이유영의 구두 한 짝이 보인다. 결국 이유영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김선호에 대한 사랑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유영과 김선호의 심리상태를 나타낸 냉장고와 오락실

 

▲왼쪽부터 시간순서대로 진행 [사진=MBC '미치겠다, 너땜에!' 방송화면 캡쳐]

 

냉장고와 오락실은 김선호와 이유영의 심리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미장센이다. 마실 것을 찾던 이유영은 김선호의 냉장고에서 김빠진 콜라를 발견한다. 이 콜라는 두 사람이 관계를 가진 날 마신 콜라로, 김선호는 아직도 두 달 전 사건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냉장고 속은 음식은 부패했고, 냉장고가 아닌 곳에 있어야 할 물건들도 들어있다. 김선호의 심리상태가 많이 어지럽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냉장고 때문에 자신이 이유영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들켜 버린 김선호. 이로 인해 두 사람을 갈등을 겪게 되고, 김선호는 냉장고를 정리한다. 상한 음식과 김빠진 콜라를 모두 버린 냉장고는 깔끔해졌다. 이제 김선호의 마음은 명확해졌다. 자신이 이유영을 좋아한다는 사실.

김선호와의 갈등으로 마음이 복잡해진 이유영은 오락실로 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오락실에서 이유영은 동전을 가득 쌓아놓고 게임을 한다. 이후 농구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어보려 하지만 잘 해소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동전을 쌓아놓고 게임을 하고, 계속해서 링에 농구공을 던져보지만 이유영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감정을 소모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스트레스 뿐인 이유영의 심정을 잘 나타낸 장면이다.

우리 주변의 흔해 빠진, 그리고 익숙한 관계가 새로운 사랑으로 바뀌는 순간을 담아낸 단막극 ‘미치겠다, 너땜에!’는 현실성 있는 소재와 탄탄한 연출로 큰 호평을 받았다. ‘미치겠다, 너땜에!’를 기점으로 MBC가 과거의 드라마 왕국의 영광을 되찾길 바란다. 그리고 ‘미치겠다, 너땜에!’에 참여한 모든 배우, 제작진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미치겠다 너땜에#김선호#이유영#사랑과 우정#미장센

강한결 기자 khg9301@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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