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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보다 아쉬웠던 신태용의 입, 발언 하나도 국가대표 같아야 [러시아월드컵 한국결산 ⑦]

기사승인 2018.07.11  07: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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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8년 만에 값진 승리를 거두며 대회를 마감했다.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세계최강 독일을 격파하며 많은 감동을 안겨줬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에만 도취돼 있을 수는 없다. 스포츠Q는 이번 대회 한국 축구가 남긴 의미와 보완점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새겨본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 7월 축구 대표팀의 소방수로 나선 신태용(48) 감독이 1년간의 여정을 마쳤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월드컵을 맞이한 신 감독은 악재 속에서도 독일을 잡아내며 최악의 월드컵은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 준비기간과 본선 내내 인터뷰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사진=AP/뉴시스]

 

그러나 1년이라는 짧은 시간, 주축들의 잇따른 부상 속에서 독일을 꺾고 온 대표팀 수장에 대한 여론은 좋지만은 않다. 아니,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수다. 이유는 무엇일까.

공격적인 성향으로 잘 알려진 신태용 감독은 스웨덴전 매우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고 유효슛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 끝에 0-1로 패했다. 그러나 공격에 비중을 높여 맞선 멕시코, 독일전 선전을 펼쳤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도 “신 감독을 재신임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니다. 독일을 꺾었고 평가할 만한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신 감독이 이끈 러시아 월드컵을 실패로만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신 감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이유는 꼭 성적 혹은 전술가로서 그의 능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 대중의 마음을 부정적으로 돌려놓은 데에는 그의 ‘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이 아시아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낙점됐다. 월드컵 본선행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졸전 끝에 0-0으로 비긴 뒤 한국은 타 구장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란과 2-2로 비기고 있던 시리아가 자칫 한골을 더 넣으면 한국은 본선 직행이 아닌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 지난해 9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기뻐하고 있는 신태용 감독(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러나 신태용 감독은 중계방송사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대한 감격을 표했고 선수단과 헹가레까지 해 논란을 키웠다. 인터뷰는 경기 결과에 대해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한 탓에, 헹가레는 최종 결과를 받아든 뒤 했다고 해명했지만 부진한 경기력에 불만이 컸던 대중들이 신 감독을 ‘경솔하다’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맡을 의향이 있다는 일종의 해프닝이 일었는데 이 때 신 감독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히딩크 감독 입에서 직접 나온 이야기라고 생각지는 않지만 기분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말해 손석희 앵커를 당황케 했다. 월드컵 본선행에 초점을 두고 수비적으로 경기 운영을 펼쳐 결과를 만들어 냈음에도 비판이 지나치다는 것.

그러나 대중은 골을 넣어 자력 진출을 한 것이 아니고 수비적으로 맞서 무승부를 거둔 뒤 타 팀의 결과에 의해 본선행을 이루고서 모든 게 계획한 대로 흘러갔다고 이야기하는 듯한 그의 태도에 반감을 가진 것이었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성찰이 없이 서운한 점만을 생각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선전하며 신 감독을 향한 부정적 여론은 다소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러나 월드컵을 준비하며 다시금 그를 향한 따가운 시선이 많아졌다. 월드컵 직전 치른 6경기에서 1승 1무 4패로 부진했음에도 신태용 감독은 “계획대로 잘 준비돼 간다”라고 자신만만해 했기 때문.

모든 걸 스웨덴전에 맞추고 준비 중이라던 신태용 감독은 평가전에서 계속적인 실험을 택했고 볼리비아와 경기에선 주포 손흥민 대신 김신욱과 황희찬을 투톱으로 내세워 졸전 끝에 0-0으로 비긴 뒤 “트릭이라고 보면 된다”라는 희대의 명언을 남기게 된다.

스웨덴전, 상대는 물론이고 국내 언론에서도 쉽게 예상하기 힘든 라인업을 들고 나오며 ‘트릭’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신 감독이지만 기대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이 ‘트릭’이라는 단어는 월드컵 기간 도중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신 감독과 한국 축구를 조롱하는 단어로 쓰였다.

 

▲ 독일을 꺾고 선수단과 함께 귀국한 신태용 감독은 일부 과격한 축구팬으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아야 했다. [사진=스포츠Q DB]

 

신태용 감독의 아쉬운 인터뷰 스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멕시코에 석패를 당한 뒤에는 “월드컵 개막 직전 권창훈, 김민재, 이근호, 김진수, 염기훈 등 부상자가 속출한 게 아쉽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물론 발언에 있어 조심스러워하기는 했지만 아직 독일전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선수단의 사기를 꺾어놓을 수 있는 발언이었다.

더불어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K리그와 유소년 축구부터 잘 관리해야 한다”는 뜬금 발언까지 던졌다. 워딩만을 떼어놓고 본다면 지당한 말씀이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 2패를 당한 사령탑이 던진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황당한, 시점이 적절치 않은 발언이었다.

성남FC의 전성기를 이끌었을 때와 올림픽, U-20 대표팀을 이끌 때에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에 올랐던 신 감독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성과가 좋았기에 그 말이 유쾌함과 솔직함으로 전달돼 오히려 그를 좋게 포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평소에 축구를 잘 즐겨보지 않던 이들까지 TV 앞으로 모이게 만드는 월드컵 무대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한 신 감독의 입에서 나온 단어 하나하나는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히는 계기가 됐다.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탈락시키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온 신태용 감독이다. 조금 더 조심스럽게 스스로 몸을 낮추고 겸허한 발언을 했다면 신 감독을 향한 평가가 이토록 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실력만큼이나 발언 하나하나에 얼마나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를 잘 알 수 있는 월드컵이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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