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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밴쿠버행 황인범, 이적결정부터 마지막까지 '대전시티즌 향한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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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밴쿠버행 황인범, 이적결정부터 마지막까지 '대전시티즌 향한 일편단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1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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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성용의 잠재적 대체자로 기대를 받은 황인범(23)이 유럽이 아닌 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이 결정됐다고 밝혔을 때 많은 팬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보였다. 그러나 그 뒷 이야기가 있었다. 단순히 많은 연봉만을 위한 게 아니었다. 친정팀 대전 시티즌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황인범은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밴쿠버 이적 미디어데이에서 마지막 인사와 함께 이적 뒷이야기를 풀어놨다. 밴쿠버행을 결정짓게 된 데에는 구단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황인범은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만 구단의 기준에 맞춰줄 수 있는 팀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이적 제안이 왔지만 밴쿠버행을 택하게 된 이유는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 시민 구단인 친정팀에 최대한 많은 이적료를 안겨주기 위함이었다. 대전에서 태어나 구단의 유소년 시스템(유성중, 충남공고)을 거쳐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한 것을 넘어 태극마크를 달게 된 데에 대해 보답하기 위함이었다.

구단의 발전을 위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황인범은 “구단 분들은 제가 아직 어려서 모든 부분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는 22년의 시간 동안 대전이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 알고 있다”며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경영 면에서 건강함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이적으로 대전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갱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과연 윈-윈이 될 수 있는지, 구단이 이 예산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가 궁금하다. 그 예산이 대전 선수들과 팬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에서 데뷔해 지난해 아산 무궁화를 거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 특례로 조기 전역을 하고 다시 대전에서 뛴 황인범은 106경기에 나서 16골 13도움을 기록했다.

언젠가 다시 대전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대전 구단은 집 같은 곳”이라며 “이 자리가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 더 멋진 모습으로 이곳에 돌아올 수 있도록 더욱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구단의 유일한 영구결번자인 김은중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를 예로 들며 “김은중 코치님이 은퇴 경기 하는 걸 보면서 ‘저런 모습이 선수로서 성공의 길이 아닐까’ 싶었다”는 그는 “나중에 돌아올 땐 김은중 코치보다도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해서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6번이라는 등번호가 영구결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훗날 복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고종수 감독님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사랑과 힘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는 15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황인범은 LA에서 열리는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이르면 16일 LA 갤럭시와 친선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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