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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가는 '서울 이랜드FC 5년차' 김영광, 다시 잠실로 돌아올 때는? [K리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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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가는 '서울 이랜드FC 5년차' 김영광, 다시 잠실로 돌아올 때는? [K리그2]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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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K리그2(프로축구 2부) 서울 이랜드FC의 상징하면 ‘글로리(Glory)’ 김영광이다. 올 시즌 주장 완장을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이랜드의 심장 같은 존재다.

지난 9일 안산 그리너스와 2019 하나원큐 K리그2 2라운드 홈경기에선 페널티킥을 선방하고 여러 차례 일대일 기회를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는 놓쳤지만 올 시즌 첫 승점과 함께 개막전 실망감을 어느 정도 씻어낼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김영광은 “(잠실로) 돌아왔을 때 잘하고 있어야 팬들도 기대하고 와주실 거라 생각한다. 승점 많이 쌓아 팬들이 반겨줄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안방을 비워두고 천안으로 떠나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

 

▲ 김영광(사진)은 홈구장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비워두고 천안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무거운 마음을 털어 놓았다. [사진=스포츠Q DB]

 

이랜드는 4월부터 홈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6경기)과 다른 경기장(미정·4경기)에서 치른다. 올해로 제100회를 맞는 전국체전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관계로 구장 보수 사업으로 인해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

이랜드는 7월까지 ‘홈’ 잠실에서 경기를 하지 않는다. 당장 4월부터 홈팬들은 홈경기를 응원하기 위해서 천안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 상황. 개막전 두아르테의 퇴장 등 불운이 겹치며 무기력하게 0-2로 졌기에 2라운드 경기력은 구단에서도 팬들에게도 중요했다.

또 이랜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가변석 ‘이랜드 스탠드’가 이날을 마지막으로 해체되기 때문에 의미가 남달랐다. 김영광 역시 “스탠드가 없어져서 가까이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경기였다. 끝까지 포기 않고 승리하는 모습 보여드리자는 굳은 마음으로 나왔는데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고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가변석이 7, 8, 11월 홈경기 일정에서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이랜드FC는 개막 2경기 연속 3000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하며 예년과는 달라진 열기를 보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행히 2라운드 개선 가능성을 보였다.

김영광은 “비기거나 졌을 때 팬들이 실망을 하면 인사드리러 갔을 때 표정이나 시선 속에 질타가 느껴진다. 오늘은 팬들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는지 ‘괜찮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셔서 더 죄송했다”며 “용기를 얻었고, 꼭 승리를 안겨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고 경기 직후 팬들의 반응을 떠올렸다.

“가장 힘이 됐던 게 SNS에서도 그렇고 천안까지 오신다는 분들도 계셔 너무 감사하다. 오신 분들은 정말 한 분 한 분 인사드리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광은 선수단 내부적으로도 예년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풀어가는 축구. 상대가 압박할 때는 뒷 공간이 많이 난다는 주문 하에 시도하려 했고 좋은 장면도 만들었다. 발을 맞춰나가는 단계고 부상 선수도 3~4명 합류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날 본인의 ‘선방쇼’도 그런 분위기 덕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골키퍼와 수비가 융화가 잘 됐을 때 슈퍼세이브도 나온다. 융화가 되지 않으면 골키퍼도 때리면 먹는다. 고참 선수들 들어와서 좀 더 든든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김영광은 지난 9일 안산 그리너스전에서 페널티킥을 막는 등 선방쇼로 무승부를 이끌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랜드에서만 5년차인 김영광이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점은 체질 개선이다. “안 좋을 때는 서로를 탓하고 누구를 질타하는 게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주문도 많이 하지만 올해는 누군가의 실수를 탓하지 않고 다독여주고 해 ‘원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출정식 때부터 여러차례 강조했던 부분이다.

“창단할 때 이슈도 많이 되고 기대가 높았다. 올해가 그때랑 비슷한 것 같다. 모든 구성원들이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팀이 된 느낌이다. 출정식 때마다 승격하겠다, 우승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올해는 그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될 것 같은 느낌”이라는 그의 말에서 올 시즌 반등을 향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묵묵히 성적을 내서 팬들의 실망을 기대로 바꾸겠다는 결연함이기도 하다.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랜드는 천안 경기를 위해 셔틀버스를 대절해 팬들이 천안에서도 잠실에서처럼 응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 김영광도 “천안에는 배구밖에 없는데 K리그를 대표하는 격으로 천안에서 프로축구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며 “나중에는 천안에서 잠실까지 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는 당찬 포부도 곁들였다.

천안에는 프로축구 팀은 없지만 지난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개최하고 A매치가 매진되는 등 천안은 축구도시로서 기능하고 있다. 이랜드는 17일 대전 시티즌, 30일 아산 무궁화 원정경기에 나선 뒤 4월 6일부터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경기를 치른다. 여건은 열악하지만 간절함은 한층 짙어졌다. 물러설 곳 없는 이랜드이기에 천안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욱 결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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