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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박지현 해외 진출 확정, 막중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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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박지현 해외 진출 확정, 막중한 도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10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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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꿈을 꾸면 이뤄진다. 한국 여자농구의 두 에이스가 해외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지수(26)와 박지현(24)이 해외리그에서 뛰는 게 확정됐다. 박지수는 오는 9월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에 입단한다. 박지현은 호주 2부리그(NBL1) 뱅크스타운 브루인스로 향한다.

갈라타사라이는 터키 수도 이스탄불을 연고로 하는 팀으로 1954년 창단했다. 팀에는 터키 외에도 미국, 영국, 벨기에 출신 선수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2023~2024시즌까지 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에서 뛴 박지수가 비시즌 WNBA(미국여자프로농구)에서 뛴 적은 있지만 아예 팀을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수는 그동안 진로와 관련해 많이 고민해왔다. 2023~2024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최우수선수)를 포함해 사상 최초로 8관왕에 오른 그는 해외 진출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그는 “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커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나가고 싶다”고 했다.

KB스티즈 박지수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비롯해 스틸상,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2점야투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 5 센터까지 8관왕을 달성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nbsp;[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nbsp;<br>
KB스티즈 박지수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비롯해 스틸상,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2점야투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 5 센터까지 8관왕을 달성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B도 박지수의 해외진출을 응원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임의해지 방식으로 박지수의 유럽리그 진출을 도왔다. 임의해지는 구단이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임의해지가 되면 공시일로부터 1년이 지나 원소속 구단으로 복귀할 수 있다.

박지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안이 왔을 때 저는 여러 방면으로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야 했지만 기회는 잡을 수 있을 때 잡아야 한다는 말이 존재하듯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지 모르는 이 시점에서 저에게 선물처럼 찾아온 소중한 기회를 헛되이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잔여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구단과의 미팅을 통해 해외에서 활동해 보고 싶다는 저의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렸고 구단에선 저의 의지와 더불어 구단의 이익보다 한 선수의 미래를 보고 저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셨다”고 말했다.

박지현. [사진=스포츠Q(큐) DB]
박지현. [사진=스포츠Q(큐) DB]

박지현도 박지수처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 임의해지 방식으로 해외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지현은 뱅크스타운 브루인스에서 뛰다가 오는 10월 개막하는 유럽 리그에 재도전할 전망이다. 뱅크스타운은 시드니를 연고로 하는 팀으로 1979년 창단 팀이다. 지난 4월 정규리그가 시작했고 오는 7월까지 이어진다. 박지현은 8월까지 3개월 단기 계약을 했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28경기에서 경기 당 평균 34분 49초를 소화하며 17.25득점(4위), 9.3리바운드(3위), 3.9도움(7위)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역대 12회 우승의 주역이었다.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베스트5 가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과 가로채기, 블록슛, 리바운드, 수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점수로 나타낸 평가 지표인 공헌도에서 964.30점으로 전체 4위에 올랐다.

박지현은 인스타그램에 “개인적인 저의 목표와 꿈을 위해 도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의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는 것 또한 저의 명확한 목표이자 꿈이기에 이번 선택에 있어 더 큰 결심을 내릴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현의 해외 진출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 2020년 W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진 못했다. 지난해 4월에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프로 훕스 컴바인 캠프’에 참가해 WNBA 관계자들 앞에서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랜 전부터 꿈꾸던 무대다.

박지수와 박지현의 해외 진출은 개인의 강력한 희망 아래 이뤄졌다. 이들에게 WKBL 무대는 좁게 느껴졌을 수 있다. 6개 구단 체제 리그이지만 선수층이 얇아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가 존재하다. 특히 외인 제도가 폐지되면서 장신 센터인 박지수의 적수가 사실상 없다는 평가다. 둘의 활약은 국가대표 성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여자농구는 재도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대표로 뛴 김단비는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패한 뒤 “우리 선수들도 알아야 할 것이 우리나라에서 잘한다고 최고가 아니다"라며 "저도 안일한 마음에 '이 정도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정체가 된 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후배 선수들이 국내 리그에서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이렇게 국제 대회에 오면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며 "항상 자기가 최고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늘 배워야 한다는 마음으로 성장해서 다음 후배 선수들은 일본을 이기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지수와 박지현, 두 명의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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