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최가윤 객원기자]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의 화두였다. 전 세계 프로야구 최상위 리그에서 최초로 시행된 자동볼판정시스템으로 한국의 야구팬들은 그간 들쭉날쭉한 스트라이크존으로 받던 스트레스를 확연히 줄일 수 있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도입된 '로봇 심판'은 야구산업에 새로운 직무를 하나 생성했다. 바로 ABS 관리자다. 누군가 현장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스템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굵은 땀방울을 흘렸기에 공정성이 확보됐다.
스포츠산업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스포츠잡알리오 대학생 기자단이 ABS 현장관리자를 만났다. 야구산업 종사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아는 기업 스포츠투아이의 직원이 이야기하는 ABS 이야기다.
-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포츠투아이 ABS 사업팀 매니저 이대현입니다."
- 스포츠투아이는 어떤 회사인지.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데이터 통계기업입니다. 야구, 농구, 씨름 등 다양한 종목에서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하고 솔루션 제공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야구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자체 기술 고도화를 통해 피치트래킹시스템(PTS), 필드트래킹시스템(FTS)을 제공합니다. 또한 KBO리그의 자동볼판정시스템(ABS)과 피치클록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ABS란.
“투수가 투구할 때 카메라를 통해 공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서버에서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하는 시스템입니다. 결과는 추적 완료와 동시에 음성으로 전환돼 무선으로 심판에게 전달되고 심판은 이를 듣고 판정을 내립니다.”
- 업무는.
“2024 KBO 정규시즌 및 포스트시즌, KBO 퓨처스리그, KBO 가을리그(울산 교육리그)에서 ABS 현장 업무를 맡았습니다.”
- 시즌 중 하루 일과는.
“일일 단위로 ABS 장비를 점검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시작 4시간 전 트래킹시스템의 전반적인 과정과 특이사항을 확인합니다. 또한 각 구장의 특정 그라운드 지표를 체크합니다. 그리고 매일 심판진과 미팅하며 이슈를 점검하고 수신장비를 제공합니다. 각 구단 더그아웃에 태블릿을 배치하고 ABS 로케이션 확인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경기 중에는 현장에서 모니터링하며 실시간으로 투구 추적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벌레, 이물질, 수신 상태 등의 문제를 조치합니다.
ABS 프로그램 운영 인력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각 구장 내 위치한 운영실에서 자사의 트래킹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방송사 등과 협업해 ABS 로케이션 정보를 송출하고 종료 시에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슈를 검토합니다.”
- 한 경기당 몇 명이 현장에 투입되는지.
“2명 투입을 원칙으로 운영합니다.”
- 1군과 2군 경기장의 차이가 있는지.
“관리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모든 구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운영 중입니다.”
- 심판이나 방송사 등 다른 관계자와 소통할 일이 많은지.
“굉장히 잦은 편입니다. 매 경기 시작 전 심판진과 미팅해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현장 운영자의 위치 등을 체크합니다. 방송사 관계자와의 소통도 굉장히 잦습니다. 또한 ABS 관련 콘텐츠 서비스를 위해 리그 관계자와도 소통합니다.”
- ABS 현장 운영과 프로그램 운영 간 차이는.
“현장 운영의 경우 야외에서 오랜 시간 근무합니다. 폭염, 우천 등의 외부 환경에 노출되기 때문에 기상 변수에서 강도가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운영은 경기의 전반을 담당하는 인원으로 1회부터 9회까지 매 투구 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점에서 강도가 있습니다.”
- KBO리그 정규시즌 중 쉬는 날은 언제인지.
“야구가 없는 월요일이 정기휴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이나 리그 스케줄 등에 따라 유동적으로 휴무도 가능합니다.”
- 우천 취소 등 경기가 없을 때는.
“다음날 경기를 위한 시스템 점검 과정을 모두 마치고 퇴근합니다.”
- 비시즌 업무는.
“한 해 운영을 전반적으로 결산합니다. 이외에도 다른 종목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는 경우가 있습니다.”
- 근무 형태는.
“2024년에는 정규직 및 계약직으로 구성됐습니다.”
- 스포츠투아이에 입사한 계기는.
“스포츠투아이는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이라 옛날부터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야구에 큰 흥미를 느끼고 스포츠산업에 열정을 가졌기 때문에 기쁜 마음으로 입사했습니다.”
- 입사 과정은.
"일반적인 채용 과정과 동일하게 서류와 면접, 그리고 인적성 검사를 거쳐 입사했습니다."
- 지금까지 해온 활동은.
“경영학을 전공하며 스포츠, 미디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또한 스포츠산업 관련 대외활동, 공모전을 경험했습니다. 최근에는 야구 빅데이터 분석 공모전에서 입상했습니다.”
- 자격증이 중요한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기본 소양을 밑바탕으로 둔 게 실무에서 큰 영향을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 입사에 가장 도움이 된 활동은.
“스포츠산업 관련 동향을 꾸준하게 살펴보고 공부한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2024시즌이 ABS 정규 도입 첫해였는데 두려움은 없었는지.
“말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업무였기에, 사내 팀 구성원들이 시행착오를 함께 겪고 열심히 도와 좋은 결과로 2024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ABS 현장관리자에게 필요한 역량은.
“야구는 찰나의 순간 모든 상황이 벌어지는 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순간적인 판단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한 야구 규칙의 전반적인 이해도가 필요하며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 다양한 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이슈 대응 능력 등이 요구됩니다.”
- 업무에 세이버메트릭스 같은 능력도 요구되는지.
“현장 운영 업무에 있어서는 세이버매트릭스 관련 능력이 요구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ABS 운영 업무를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업무 중에 기억에 남거나 당황스러웠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접전 경기 상황에서 심판의 수신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또한 지난 8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정전된 적이 있습니다. ABS를 비롯한 모든 장치가 올스톱한 상황이 있었는데 제일 당황스러우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 현장 관리자로 느낀 ABS의 장점은.
“무엇보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확성과 공정성이 확보돼 리그 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 여러 지역으로의 출장이 잦은데 힘든 점은.
“오가는 길이 멀긴 했지만, 전국 각지의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현장에서 뜨거운 응원 열기를 보면 피곤함이 사라졌던 것 같습니다.”
- 직업 만족도는.
“매우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습니다. 야구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 야구산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야구산업은 월요일이 휴식일입니다. 근무 스케줄이 다른 직장인과 차이가 있고, 이 때문에 개인시간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야구에 정말 진심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아하는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고 표현하는데요. 하지만 본인이 이 분야에 열의가 크다면, 저처럼 즐겁게 근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수, 편집국 통합뉴스룸 팀장 민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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