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평균연봉 4억원 쓰고 강등 위기, 3억원은 강등, 2억원 팀이 2부 6위…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이상 K리그1), 수원 삼성(K리그2)이 얼마나 아쉬운 한 해를 보냈는지 요약한 문장이다. 2024시즌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의 화두는 연봉과 성적의 반비례라 정리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2024 K리그1 11개 구단(군팀 김천상무 제외), K리그2 13개 구단의 선수 연봉 지출 현황을 발표했다. 2013년 처음으로 팀연봉 공개를 결정한 뒤 어느덧 12년째다. 리그와 구단 운영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비시즌 기간 연례행사로 이를 진행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가성비다. 지출 순위와 리그 순위가 나란히 표기돼 '저비용 고효율'과 '고비용 저효율' 사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K리그1 강원FC(10→2위), K리그2 FC안양(6→1위)의 약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전북, 인천, 수원삼성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에서 울산HD(209억원) 다음으로 많은 204억원, 1인 평균 4억835만원을 지출하고도 10위에 머물렀다. 단 페트레스쿠(루마니아) 감독, 박원재 감독대행, 김두현 감독이 차례대로 지휘봉을 잡았으나 팀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K4리그에서 B팀을 운영한 전북은 최저 기본급연액(2700만원)을 받거나 이에 준하는 연봉을 받는 신인급을 제외하면 평균연봉이 훨씬 올라간다. 김진수(13억7000만원), 이승우(13억5000만원), 박진섭(11억7000만원) 등 고액 연봉자들이 큰 힘을 쓰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56억5116만원을 투자한 외국인들의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인천은 지난해보다 7억원 이상 많은 126억원, 1인 평균 3억1261만원을 썼으나 최하위로 다이렉트 강등됐다. K리그 전체 연봉 3위 스테판 무고사(몬테네그로·15억4000만원)는 생애 첫 득점왕(15골)에 오르며 분전했지만, 팀 득점은 리그 최하위(38경기 38골)였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후 늘어난 고액의 베테랑 자원들을 적절한 시기에 처분하지 못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K리그2에서는 수원삼성이 전례 없이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도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수원은 무려 88억7058만원을 투자해 K리그1 수원FC(88억3537만원), 강원(83억원), 대구FC(79억원)보다도 지출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염기훈 감독 때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했다. 지난해(106억원)보다 지출이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그 외에도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4→8위), K리그2 성남FC(2→13위), 경남FC(5→12위)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비시즌 선수단 재정비가 시급한 팀들이다.
K리그 구단별 연봉은 기본급과 각종 수당(출전수당, 승리수당, 공격포인트 수당 및 기타 옵션 등)을 더한 실지급액을 기준으로 산출됐다. 수당은 올 시즌 K리그와 코리아컵, ACL 경기에 대한 수당을 포함했다. 산출 대상은 올 시즌 구단에 한 번이라도 등록된 적이 있는 모든 선수다. 시즌 중도에 입단하거나 퇴단한 선수는 실제 소속된 기간에 비례한 숫자로 포함됐다.
2024시즌 K리그1·2 24구단이 지출한 연봉 총액은 1983억4660만원. K리그1이 1395억원(평균 3억499만원), K리그2가 587억원(평균 1억3070만원)이다. 부자 구단 1위 울산과 최하위 안산(17억원)의 격차는 12배가 넘는다.
K리그 연봉 1위는 FC서울 공격수 제시 린가드(잉글랜드·18억2000만원), 국내 1위는 올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울산HD 골키퍼 조현우(14억9000만원)다. 그 외 대구 공격수 세징야(브라질·17억3000만원), 울산 수비수 김영권(14억5000만원), 인천 공격수 제르소 페르난데스(기니비사우·14억4000만원), FC서울 공격수 스타니슬라프 일류첸코(러시아·14억3000만원)가 고액 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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