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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바이애슬론 떡잎' 고은정이 도전하는 방년의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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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바이애슬론 떡잎' 고은정이 도전하는 방년의 터닝포인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2.22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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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부터 전국 최강, 전국체전서 네차례나 3관왕…다가오는 세계선수권도 중위권 목표 구슬땀

[평창=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20세 전후의 여성을 가리켜 방년(芳年)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아름답고 빛나는 나이라는 뜻이다. 한국 바이애슬론에서 당찬 꿈을 꾸며 자신의 기량을 아름다운 꽃처럼 활짝 피우고 빛내고 싶다는 방년의 슈팅스키어가 있다.

고은정(20·전북체육회)이 자신의 첫 성인시즌부터 당찬 꿈을 꾼다. 한국 여자 바이애슬론 에이스 문지희(28·전남바이애슬론연맹)를 넘어 최고가 되겠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바이애슬론센터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은정 은 23일 개막되는 전국동계체전과 다음달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설원의 여사수'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물론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도 꿈꾼다.

▲ 안성초등학교부터 안성중, 안성고를 거치면서 한국 바이애슬론의 '될성 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았던 고은정이 올해 첫 성인 시즌을 맞는다. 고은정은 성인 데뷔 시즌부터 '대선배' 문지희를 넘어서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힌다.

◆ 이제 바이애슬론 입문 10년차, 중학생부터 전국 최강

고은정의 2016년은 올해 20세인데다 성인 데뷔시즌임과 동시에 바이애슬론 입문 10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전북 무주 안성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을 시작했다.

"바이애슬론이라는 것이 뭔지 하나도 몰랐죠. 초등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어렵고 힘들고 했는데 갈수록 재미를 느꼈어요. 안성중학교 2학년 때가 돼서야 바이애슬론이 뭔지 조금 알겠더라구요. 그때부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니까 성적이 많이 올랐던 것 같아요."

고은정은 이미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같은 나이 또래에서 바이애슬론을 가장 잘하는 선수가 됐다. 그의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하면서 중학교 2학년 때인 2011년 전국동계체전에서 스프린트 6km, 18km 계주, 개인경기 12.5k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 동계체전에서도 스프린트, 계주, 개인경기 정상에 오르며 여중부 2년 연속 3관왕이 됐다.

안성고등하교 때도 고은정을 당해낼 선수는 거의 없었다. 2학년 때인 2014년 스프린트 7.5km, 18km 계주, 개인경기 12.5km에서 정상에 올랐던 고은정은 졸업반이던 지난해 스프린트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쳐 2년 연속 3관왕에 실패했다. 그러나 크로스컨트리 여고부 프리 10km에 나서 정상에 올라 기어이 금메달 3개를 채운 악바리이기도 하다.

▲ 고은정(왼쪽)이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숙소에서 정주미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 살 아래의 정주미는 지난해 동계체전에서 고은정의 3관왕을 저지한 라이벌이다.

"지난해 전국동계체전에서 스프린트 금메달을 가져간 선수가 정주미(19·일동고)에요. 고등학교 때부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죠. 지금 대표팀에서 함께 하는 후배 동료여서 많은 자극이 되고 있어요."

고은정의 라이벌은 정주미말고도 또 있다. 바로 한국 바이애슬론 에이스 문지희다. 한 살 어린 정주미가 비슷한 또래의 라이벌이라면 문지희는 고은정에게 언젠가는 뛰어넘어야 할 가상의 라이벌이다. 지금 당장 문지희를 따라잡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그만큼 큰 목표를 세우면서 성인 데뷔시즌을 벼르고 있다.

◆ "문지희 언니 좋아하지만 언젠가는 뛰어넘어야 선수"

"어렸을 때부터 (문)지희 언니를 봐왔고 좋아하는 선배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에 나갔을 때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 성인이 됐으니까 전국동계체전에서도 경쟁을 해야 하는 관계가 됐잖아요. 쑥스럼을 타는 성격이긴 하지만 경기할 때는 그 누구라도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이 강해요. 지희 언니에게 지기 싫어요."

문지희는 무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남연맹에서 뛰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자일반부에서 좀처럼 우승을 내놓지 않는 최강자다. 2011년 전국동계체전을 비롯해 2014년과 지난해에도 스프린트와 계주, 개인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정상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고은정의 당찬 기세라면 '문지희 천하'도 흔들릴 수 있다.

▲ 고은정은 지난해 핀란드 콘티올라티에서 벌어진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을 통해 처음 세계대회를 경험했다. 컨디션 저하 때문에 아쉽게 중하위권에 그쳤지만 다음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는 중위권을 꿈꾼다. [사진=스포츠Q DB]

이런 당찬 각오를 밝히는 고은정을 보는 박윤배 코치의 마음도 흐뭇하다. 그만큼 대표팀에 경쟁상대가 있다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 코치는 "지구력이 뛰어나고 의지와 욕심이 상당하다는 것이 은정이의 장점"이라며 "겉으로는 잘 내색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뭔가를 이겨내겠다는 의욕만큼은 대표팀에서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은정에게 또 다른 목표는 역시 세계선수권이다. 지난해 핀란드 콘티올라티에서 벌어졌던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에서 문지희 등과 함께 출전했던 고은정은 7.5km 스프린트에서 출전 선수 103명 가운데 101위에 그쳤다. 자존심과 승부욕이 강한 고은정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성적이 아니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잘해서 중하위권 정도는 하고 싶었는데 긴장도 많이 하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서 원했던 목표를 다하진 못했어요. 다음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는 반드시 중위권으로 올라가야죠."

바이애슬론 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말없이 고개만 가로저었다. 지금은 바이애슬론 외에는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리고 2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도 자신의 것이 될 것이라는 당찬 각오도 밝힌다. 156cm의 49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가진 고은정이라는 신예 덕분에 많은 팬들이 바이애슬론에 '고운 정'을 보내지 않을까.

▲ 고은정의 관심사는 오직 바이애슬론이다. 전국동계체전과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기량을 쌓아 2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환하게 웃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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