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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긴장? KCC가 만든 부산 '농구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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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긴장? KCC가 만든 부산 '농구 붐'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06 0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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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농구 부산 KCC 이지스의 5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27년 만의 부산 연고 프로스포츠팀의 우승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부산은 프로스포츠팀이 4개나 된다. KCC(남자농구)를 포함해 프로 원년인 1982년부터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야구)와 부산 아이파크(프로축구), 부산 BNK 썸(여자농구)이 있다. 하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

KCC의 우승은 부산 연고지 팀으로는 1997년 부산 대우 로얄즈(부산 아이파크 전신)와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전신) 이후 27년 만이다. 2000년대 들어 첫 우승컵이다. 당시 대우는 이차만 감독, 기아는 최인선 감독이 각각 지휘봉을 잡았다. 

KCC는 지난 시즌까지 전주를 홈으로 썼으나 올 시즌을 앞두고 신축 체육관 건립이 지지부진하게 되면서 결국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으로 승리해 우승한 뒤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으로 승리해 우승한 뒤 트로피와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올 시즌 부산 팬들은 KCC에 큰 사랑을 보여줬다. 이번 챔프전 시리즈에서 KCC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은 뜨거운 농구 열기로 뒤덮였다. 3차전 때 1만496명의 관중이 찾아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1만 관중이 찾았다. 당시 부산을 연고로 하던 부산 KT 소닉붐(수원 KT 전신)과 안양 KGC인삼공사(정관장 레드부스터스 전신)의 사직 경기에 1만2815명의 관중이 찾은 바 있다.

4차전에는 이를 뛰어 넘은 1만1217명의 관중이 사직을 찾았다. 2경기 연속 1만 명이 넘게 모인 건 2010~2011시즌 챔프전 5·6차전(원주 동부 프로미-KCC전) 이후 무려 13년 만이었다.

예상 가능한 부분이기도 했다. KCC의 올 시즌 정규리그 홈 개막전에는 8780명이 몰려 역대 KBL 개막 주간 한 경기 최다 관중 4위에 올랐다.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부산 KCC-수원 KT의 경기. 1만1217명의 관중이 찾았다. [사진=KBL 제공]

사실 부산은 ‘야구의 도시’로 불린다. 롯데는 9번이나 한 시즌 100만 관중을 넘긴 프로야구 최고의 인기 팀이다. 롯데 팬들은 ‘사직 노래방’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을 정도로 열띤 응원을 펼친다. 하지만 가장 최근 우승은 1992시즌. 가장 최근 ‘가을야구’는 2007시즌으로 벌써 7년 전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지만 5일까지 11승 22패 1무(승률 0.333)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허웅, 최준용, 송교창, 이승현, 라건아 등 ‘슈퍼팀’으로 꼽힌 KCC가 정규리그에서 5위에 그쳤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며 ‘봄농구’의 붐을 일으켰다.

게다가 차기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 BNK도 성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지만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로 국내 최고의 가드로 활약한 박혜진과 김소니아를 영입하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부산 KCC 허웅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 승리해 우승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부산 KCC 허웅이 5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 5차전 수원 KT와 경기에서 88-70 승리해 우승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경기 수와 규모와 인기에서 여전히 야구가 압도적이지만 긴장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벌써 KCC의 다음 시즌이 기대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형준(64) 부산시장까지 5일 5차전이 열린 수원 KT소닉붐아레나를 찾았다.

전창진 KCC 감독은 우승한 뒤 “5일에 (우승을) 하는 바람에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안타깝다”며 “3·4차전에 많은 관중이 KCC 연호했다. 팬들의 응원이 실력 외적으로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그 응원을 받고 힘이 안 날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년에도 이런 열기가 이어지면 한국 프로농구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거다. 좋은 환경에서 많은 팬들을 모시고 경기할 수 있으면 진심으로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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