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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평창 상위권 목표' 남자 피겨,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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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평창 상위권 목표' 남자 피겨, 갈 길이 멀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2.1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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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서 중하위권…4회전 점프 등 시니어에 맞는 점프 필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위권에 불과한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8위 이내로 끌어올리겠다는 원대한 '평창 프로젝트'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갈 길이 멀다고 해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3년 남은 상황에서 마음이 급한 것은 사실이다. 4대륙 피겨선수권 무대에서 뼈러지게 느꼈다.

변세종(18·화정고), 김진서(18·갑천고), 이준형(19·군포 수리고)은 지난 12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벌어진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했지만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준형이 세 선수 가운데 15위로 가장 높았고 김진서는 17위, 변세종은 23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유럽이 빠진 4대륙 선수권이다. 유럽에도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의 실질적인 순위는 20위권 정도라고 봐야 한다. 24명이 겨루는 프리스케이팅에 가까스로 출전하거나 컷오프 탈락하는 수준이다.

▲ 이준형이 12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린 2014~2015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가능성을 봤다고는 하지만 3년이 남은 상황에서 순위를 10위 이내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게다가 이들 외에는 대체할 수 있는 유망주도 드물다. 이들의 어깨에 평창 올림픽 성적 모든 것이 걸려있다.

◆ 시니어 선수처럼 연기하기엔 아직 부족

이준형은 지난달 전국남녀피겨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인터뷰에서 "시니어 선수들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지고 점프 성공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준형은 다음달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의 전초전인 4대륙 선수권에서도 여전히 스피드가 떨어졌고 점프 성공률도 낮았다.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가 불안정했고 트리플 러츠에서는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방향으로 점프하는 것) 판정을 받았다. 트리플 러츠의 경우 가산치 1.1이 적용되는 점프였기에 더욱 아쉬웠다.

이준형은 지난달 전국선수권에서 210점에 육박하는 점수를 받으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쇼트 프로그램에서 63.35점에 그치면서 200점대를 넘기기도 쉽지 않게 됐다.

이는 김진서나 변세종도 마찬가지였다. 김진서는 첫 점프인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지 못하고 싱글로만 처리, 기본점수만 8.50점에 달하는 연기를 날려버렸다. 0점으로 평가가 됐다.

나머지 연기에서는 특별한 실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트리플 악셀의 실수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만약 트리플 악셀만 제대로 뛰었다면 쇼트 프로그램에서 7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 김진서가 12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린 2014~2015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 시작 직전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변세종 역시 트리플 러츠부터 불안정한 착지를 보였다. 세 선수 모두 점프에서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미완성됐음을 의미한다.

◆ 기술점수 높이려면 4회전 점프 연기는 필수

무엇보다도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4회전 점프다.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악셀 같은 어려운 점프 연기가 아니다. 중상위권 선수라면 장착하고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주니어와 시니어의 경계점으로 4회전 점프를 갖고 있느냐 아니냐로 평가하기도 한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데니스 텐(카자흐스탄)도 첫 연기로 쿼드러플 토루프를 선보였다. 기본점수만 10.30점짜리다.

이날 쿼드러플 토루프를 뛴 선수는 텐 외에도 우노 쇼마, 무라 다키히토(이상 일본), 얀한(중국) 등이었다. 물론 착지에 실패하면서 점수가 크게 깎이긴 했지만 13위에 불과한 로날드 람(홍콩)도 뛰었다.

또 무라카미 다이스케(일본)은 쿼드러플 살코를 소화했다. 쿼드러플 살코에 다른 점프를 붙이는 연속 점프로 기본점수를 크게 높였다.

하지만 이준형, 김진서, 변세종은 트리플 점프를 완벽하게 소화하기에도 버거워 보였다. 트리플 연속 점프를 완벽하게 뛰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 변세종이 12일 서울 목동링크에서 열린 2014~2015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쿼드러플 점프가 되지 않는 것은 역시 스피드의 문제다. 스피드가 빨라야만 점프의 높이도 그만큼 높아지고 회전수도 많아지게 된다. 파워풀한 점프가 되면서 프로그램 구성에서도 점수가 높아진다. 또 점프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안정된 착지를 보장할 수 있다. 역시 스피드를 키우려면 그만큼 뛰는 힘이 필요하다. 탄탄한 하체에서 모든 것이 나온다.

이준형은 전국선수권을 마친 뒤 "시니어 대회를 보면서 그동안 해왔던대로 하면 안되겠다 싶었다"며 "아직 스케일이 작고 주니어같이 타는 것 같다. 조금 더 스케일이 크게, 시니어 선수처럼 연기해야 한다"고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지적했다.

또 이준형은 "올해는 당장 어렵겠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쿼드러플 점프를 장착해야 한다. 시니어에서 겨루려면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대회에 나서면서 쿼드러플 점프에 대한 필요성을 깨달았다고는 하지만 그 시기가 늦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걱정된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1년 안에 쿼드러플 점프를 장착할 수 있을지 그 성공 여부는 확신하기 힘들다. 피나는 훈련으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점프는 그렇게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3년이란 시간이 너무나 짧아보이는 이유다. 쿼드러플 점프 완성에 안정적인 점프 연기, 예술성까지 해야할 것이 너무나 많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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