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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명장으로, NC 이동욱 '16번째 우승감독' [2020 한국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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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에서 명장으로, NC 이동욱 '16번째 우승감독' [2020 한국시리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11.25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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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쳑=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동욱(46) NC 다이노스 감독이 역대 16번째로 우승 감독 클럽에 가입했다. 선수생활은 초라하게 막을 내렸으나 지도자생활은 찬란하게 빛난다.

NC는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판 4승제) 6차전을 4-2로 잡고 통합우승을 거뒀다.

이동욱 감독은 NC 지휘봉을 잡은지 2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영예를 맛봤다. 초보 사령탑이던 지난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더니 올해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강호이자 2연패를 노린 두산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이동욱 감독(오른쪽)이 양의지와 우승 트로피를 맞잡고 있다.

 

김경문 전 감독이 물러나고 이동욱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만 해도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NC가 닻을 올린 2011년부터 수비 코치로 일해 선수단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장점은 현역 시절 성적이 보잘 것 없었다는 이유로 가려졌다.

이동욱 감독은 동래고 출신으로 1997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6년 통산 기록이 143경기 타율 0.221다. 두각을 나타낸 분야가 없어 나이 서른도 안 된 2003년 은퇴했다.

야구를 못해서 진로를 빨리 튼 게 결과적으로 좋은 지도자가 된 밑거름이 됐다. 롯데, LG(엘지) 트윈스 코치를 거쳐 2011년 제9구단 NC의 창단 멤버로 합류했다. 이 코치는 철저한 데이터분석을 바탕으로 NC를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키웠다.

수비를 탄탄히 다진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팀이 꼴찌로 추락한 2018시즌 종료 후 제2대 감독으로 임명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9전전승 신화를 일군 명장 김경문 감독 후임이라 부담감이 상당했을 테지만 이 감독은 믿음과 분석으로 결국 성과를 일궜다.

이번 단기전에서 이동욱 감독은 지난 5년간 우승 3회, 준우승 2회를 차지한 김태형 감독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1차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거둔 드류 루친스키를 4차전 구원으로 기용, 시리즈 전적을 원점으로 돌린 게 ‘신의 한 수’였다. 7차전 성립을 막기 위해 6차전에 마이크 라이트, 송명기 등 선발 자원을 모조리 쓴 것도 통했다.

헹가래 받는 이동욱 감독.

 

두산 왼손 강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을 무력화시킨 수비 시프트도 빼놓을 수 없다. 3루수 박석민을 1,2루 간으로 옮겼다. 다소 무모해보일 정도였다. 결과는 대성공. 부담을 느껴서였을까. 김재환은 0.043, 오재일은 0.190으로 침묵했다.

과감한 전략을 성공시킨 이동욱 감독은 김응용(10회), 김재박‧류중일(이상 4회), 김성근‧김태형(이상 3회), 강병철‧김인식‧선동열‧김영덕(이상 2회), 백인천‧이광환‧이희수‧조범현‧김기태‧ 트레이 힐만(이상 1회) 다음으로 우승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 올림픽 금메달을 지휘한 김경문 국가대표 감독이나 뛰어난 지략을 뽐냈던 염경엽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밟지 못한 영역이다.

그는 팬들을 향해 “한국시리즈 우승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이 기쁨을 영원히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인터뷰에선 “(부상을 딛고 호투한) 구창모, 팀을 잘 이끈 양의지, 공격에서 잘해준 나성범과 에런 알테어가 우승에 큰 도움을 줬다”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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