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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공포의 타자’로 돌아온 천재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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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 ‘공포의 타자’로 돌아온 천재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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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강백호(25·KT 위즈)의 지난 두 시즌은 분명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2022시즌 타율 0.245 6홈런 29타점, 2023시즌 타율 0.265 8홈런 39타점에 그쳤다. 2022시즌엔 새끼발가락 골절 부상과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다. 지난 시즌에는 공황장애 등 심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2022시즌 62경기, 2023시즌 71경기에만 나오면서 온전히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천재 타자’라고 불린 서울고 시절 제7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선수권대회에서 고척스카이돔의 개장 첫 홈런의 주인공이 강백호다. 2018시즌에는 KBO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지난 2년간의 부진은 그에게 자존심이 구겨질 만한 일이었다.

특히 강백호는 데뷔 이후 1년 먼저 입단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KBO리그 대표하는 젊은 좌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둘의 맞대결은 '후호대전'으로 팬들에게 주목받았고 둘은 2021시즌까지 비슷한 성적을 내며 경쟁했다.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이번 시즌 많이 힘들었다. 대표팀에 합류하고 뽑힌 과정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며 “뽑히는 과정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마음속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야구 시즌. 그는 깨어났다. 6일까지 타율 0.327 11홈런 35타점으로 뜨거운 시즌 초를 보내고 있다. 최다 안타는 길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와 공동 1위, 홈런은 최정, 한유섬(이상 SSG), 김도영(KIA 타이거즈),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40으로 9위다. 2루타 공동 10위(8개), 득점 5위(27점) 등 다양한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3월 8경기에서 타율 0.265로 출발한 그는 4월 타율 0.336(25경기), 5월 타율 0.389(4경기)를 기록하며 방망이의 날을 더 세우고 있다. 중심 타순인 2~5번에 배치돼 득점 사냥에 나서고 있다.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 [사진=KT 제공]
포수 마스크를 쓴 강백호. [사진=KT 제공]

강백호는 안방까지 책임지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울고 시절 포수를 했던 그는 프로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1루와 외야만 지켰다. 수비에서 안정감이 부족했던 그는 올 시즌에는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가 도입되면서 강백호도 포수로 나설 기회를 얻었다.

‘로봇 심판’인 ABS가 도입되면서 프레이밍(포수가 볼로 들어오는 공을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 능력이 사실상 필요 없게 돼 포구 부담이 적어졌다. 주전 포수 장성우의 체력 안배와 더불어 공격력 극대화라는 장점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하다.

지난 3월 포수 훈련을 시작한 강백호는 지난달 5일 LG(엘지)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출격했다. 6일까지 포수로 9경기(6경기 선발)에 출전(54이닝 소화)했다.

강백호가 포수로 출전하면서 얼굴이 밝아졌다고 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그동안 어린 나이에 지명타자로만 나가면서 스스로 미안한 감정이 있었는데, 포수로 나가면서 얼굴도 밝아지고 야구를 즐겁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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