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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밴드 향 판소리에 재즈를 입히다 '파괴하지 않은 국악의 색 그리고 재즈 콜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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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밴드 향 판소리에 재즈를 입히다 '파괴하지 않은 국악의 색 그리고 재즈 콜라보'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4.25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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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최대성 기자]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는 음악과 드라마를 필두로 한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한류 음악'의 중심에는 단연 '케이팝(K-POP)'이 우선순위에 있다. 한류 음악 하면 케이팝이라는 공식이 아시아 전역의 팬들의 머릿속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전통 판소리를 현대 음악과 결합해 한류 팬들을 겨냥한 밴드가 탄생했다. 바로 판소리와 재즈의 퓨전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 향이다.

 

◆밴드 향 탄생배경

밴드 향을 기획하고 구성한 인물은 음악 프로듀서 정재환이다. 그는 여러 음악 작업을 해오면서 우연히 국악 관련 작업을 했었고 큰 매력을 느끼게 됐다. 결국 판소리와 재즈를 결합한 밴드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사실 판소리는 제가 즐겨듣는 장르의 음악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전 국악 관련 음악 작업을 하면서 문득 판소리에 큰 매력을 느꼈죠. 그래서 판소리를 대중화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밴드를 만들기로 마음 먹었죠."

"처음부터 판소리와 재즈를 섞어보자는 기획을 잡았어요. 판소리의 목소리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재즈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사실 판소리는 사설(순우리말 표현 '아니리') 위주라 대중들에게는 싫증이 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요. 이것을 재즈라는 음악을 통해 극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죠." (프로듀서 정재환)

 

◆밴드 향 특징 "하지만 판소리의 본연의 소리는 깨지 않습니다"

판소리와 재즈의 조합을 기본 틀로 하는 밴드 향. 하지만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악적 기준이 있다. 바로 판소리 본연의 소리를 깨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향의 가장 큰 특징은 변형된 판소리가 아니라 예전 그대로의 판소리를 들려주려 한다는 겁니다. 재즈가 들어간다고 해서 판소리를 바꾸거나 흔들지 않습니다. 우리 음악에서 재즈 반주를 덜어내면 원본 판소리 그대로가 들립니다. 재즈적 분위기의 반주를 넣은 것이지 판소리를 변화시키지 않은 거죠."

"국악과 재즈를 콜라보해 활동하는 팀은 국내에 몇 팀이 있습니다. 하지만 국악의 기본 틀을 깨지 않은 팀은 우리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프로듀서 정재환)

"쉽게 말해 우리 음악은 판소리만 듣고 싶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판소리 자체로 느껴지고 재즈 반주만 듣겠다고 생각하고 청취하면 순수 재즈 음악으로 느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윤선)

 

◆'이윤선 판소리 앙상블 향' 앨범 작업 과정

밴드 향은 오는 5월 초 첫 앨범 '이윤선 판소리 앙상블 향'을 발매할 예정이다. 이 앨범은 판소리 다섯 마당을 바탕으로 가장 유명한 내용을 한 대목씩 뽑아서 재즈와 콜라보한 작품이다.

그렇다면 앨범 작업 과정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한문 사서를 중심으로 읽어내려가는 판소리와 그루브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재즈와의 만남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 발매될 앨범은 판소리 5마당을 집어넣는 편곡을 시도한 국내 최초의 작품입니다. 판소리 다섯 마당에서 한 대목씩을 뽑아서 43분으로 추리고 재즈와 콜라보를 시도했죠. 특히 국악 속에는 특유의 장단이 있는 만큼 이것에 맞춰 재즈 장르의 비트를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판소리를 파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즈의 색을 살리기 위한 작업을 펼친 거죠."

"사실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재즈를 연주하는 멤버들은 판소리에 거스르지 않는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극도의 절제를 해야 하면서 힘겨워했어요. 국악 전공의 멤버들은 박자가 맞지 않는 재즈 사운드와 조화를 위해 복잡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프로듀서 정재환)

▲ 프로듀서 정재환

특히 판소리와 재즈의 콜라보 작업에서 가장 힘겨운 상황을 맞았던 멤버는 대금의 이모아와 판소리의 이윤선이었다.

"대금 연주를 하면서 느낀 고충은 국악에는 밀고 당김음이 있는데 판소리 호흡을 따라갔을 때 재즈와 박자가 안 맞는다는 부분이었어요. 또한, 너무 판소리에만 집중하면 판소리 앨범이 되는 것 같고. 그렇다고 재즈에 맞추면 국악의 자존감이 없어지고. 그래서 짧은 몇 마디 안에서 소리를 뽑아내려고 노력했어요. 국악적인 것 안에서 재즈와의 조화죠. 이런 노력으로 작업하니 끝난 후에는 만족감이 들더라고요." (이모아)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장단을 맞추는 일이었죠. 평소 판소리는 제가 노래를 빨리하든 느리게 하든 북으로 장단을 맞춰줍니다. 하지만 정해진 사운드를 들려주는 재즈는 그렇게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판소리가 밴드의 화성에 스며들게 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 완성하고 나니 이만한 만족감이 드는 앨범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윤선) 
 
◆밴드 향 본격적인 활동 준비를 마치다

밴드 향은 오는 5월 초 전 세계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21일에는 남산 국악당에서 첫 기획 공연을 할 예정이다. 향 멤버들은 5월 활동 시작을 계기로 앞으로는 국외 무대까지 섭렵하는 명실상부한 한류밴드로의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5월 초 전 세계 앨범 발매 후 오는 21일 남산 국악당에서 공식행사를 해요. 이번 공연은 우리에게 의미가 큽니다. 밴드 향이 준비해온 결과물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리는 자리기 때문이죠. 이곳에서 어떤 반응을 끌어내느냐에 따라 우리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방향성이 나올 것 같아요."

"일단 우리의 목표는 국내 공연뿐만 아니라 국외 진출에 있어서 이번 기획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결과를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방송 진출도 타진할 것이고요."

"판소리가 세계적 공연도 많이 하고 국가적으로도 국가 무형문화재지만 아직도 많은 대중은 국악은 어렵다며 쉽게 받아드리질 못하시죠. 이번 공연을 통해 이런 편견을 깨고 싶어요. 판소리의 사서를 듣다 보면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익살과 해학을 느낄 수 있는데, 공연을 통해 많은 대중께 이런 재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모아)

 

◆밴드 향 탄생 역사

밴드 향은 지난 2015년 정재환 음악프로듀서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이윤성 소리꾼에게 작업을 제의하면서 시작이 됐다. 첫 시작은 판소리에 피아노를 가미한 음악을 하려 했다. 하지만 정 프로듀서는 판소리에 재즈를 가미하면 더욱 괜찮은 음악이 탄생하리라 판단했다. 결국, 드러머 한재성, 피아노 서웅석, 베이스 김평강, 대금 이모아, 트럼펫 김흥석이 합류하면서 6인조 틀이 완성됐다,

"돈을 벌기 위해 만든 밴드가 아니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멤버들이 모여 향을 만들었죠. 우리는 재미있다고 하면 무조건 모일 정도로 가족적이고 의리있는 밴드 같아요." (이윤선)

■멤버소개

 

판소리 이윤선=단국대 국악전공 안산 출신. 안산에서 유명한 국악인으로 10살 때부터 판소리를 시작했다. 한국무용, 해금 등 다양한 국악 장르를 섭렵했다. 각종 방송활동도 많이 하면서 스타 소리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국악계의 국민 여동생.

 

대금 이모아=단국대 국악전공. 전주 출신. 현재 향에서 대금연주를 맡고 있다. 초중고에서 국악 강의도 하는 실력파 음악인. 중3 때부터 대금만 연주해왔다. 대한민국 국악계에서는 미모의 대금 연주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드럼 한재성=중학교 3학년 때부터 드럼을 시작했다. 이후 록부터 시작해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 활동을 해왔다. 특히 재즈 밴드신에서는 알아주는 드러머다. 김C, 강산애, 장나라, 백지영 등 콘서트 세션 외 다수.

 

 

베이스 김평강=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 고교 시절부터 콘트라베이스를 쳤다. 대학 시절 재즈의 매력에 빠졌고 이후 계속해서 연주자의 길을 걸었다. 뮤지컬 말괄량이 길들이기, 인천풍물대축제, 나스락 페스티벌 등 다수 공연.

 

트럼펫 김홍석=백제예술대 실용음악과. 대학 시절 피아노 전공을 하다가 군대에서 트럼펫을 배웠다. 경주 실크로드 2015년 개막식, 포항 불빛축제 외 다수 공연.

피아노 서웅석=7세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했다. 대중음악과 뮤지컬 분야에서 유명한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국악에 관심을 보이고 향에 들어왔다. 2012년 여수엑스포 개최국 대표공연 음악감독, 88회 광주전국체전 개·폐막식 음악 감독 드라마 황진이, 상어, 마왕, 대조영, 서울 1945, 드라마 음악 작/편곡,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음악감독. 화요비, 박효신, 김창완 등 콘서트 세션.
 
■팀명

"판소리에 재즈의 향을 입힌다는 뜻에서 향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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