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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키움히어로즈 허민, 여전히 아쉬운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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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내린 키움히어로즈 허민, 여전히 아쉬운 사과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2.31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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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권력을 이용해 현역 선수들과 ‘야구놀이’를 일삼은 허민(44)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고개를 숙였다.

허민 의장은 31일 키움 히어로즈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주로 선수들에게 훈련 외 시간 비공식적 투구를 펼치게 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KBO는 지난 28일 상벌위원회를 통해 허민 의장에게 직무정지 2개월의 제재를 부과했다. 당초 KBO 징계에 법적 대응도 불사치 않겠다던 그는 결국 입장을 번복했다.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KBO로부터 2개월 직무정지 징계를 받고 3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허 의장은 과거 2군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을 상대로 직접 마운드에 올라 투구를 했고 이 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팬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샀다.

CCTV 열람과 관련해 구단 및 관계자 징계요청서를 KBO에 제출한 이택근은 물론이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과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와 일구회 등에서도 “강력히 징계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허 의장은 “과거 훈련 외 시간의 비공식적 투구와 관련해 불편함을 겪었을 선수 및 야구 관계자 분들 그리고 KBO리그의 근간인 팬분들께 늦게나마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한 구단의 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대단히 부적절하고 신중치 못한 행동이었고 그간 야구계를 걱정하시는 안팎의 우려에 충분히 공감하며 과거 논란 당시 공식적인 사과의 시기를 놓쳐 이제서야 말씀 드리는 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택근에서 비롯된 키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KBO는 CCTV 사찰 논란과 관련해 사법적 판단이 나오기까지 제재를 보류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CCTV 사찰 등과 관련해선 어떠한 해명도 없어 어딘가 허전한 사과문이다. KBO는 CCTV 열람에 대해선 개인정보보호법 기타 법규 위반 등에 대한 사법기관 판단이 필요하다며 제재를 보류했는데, 허 의장 또한 최대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히어로즈는 KBO리그 모기업이 없는 팀이다. 네이밍 스폰서로 팀 운영을 하며 자생력을 보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지만 실상은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와 논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구단 운영의 불투명성 또한 한몫 하고 있다. 일각에선 히어로즈가 야구판을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허 의장은 선수협과 일구회, 한은회 등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가 주주총회에서 승인된다면 책임 경영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프로야구의 근간인 팬과 야구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정말 히어로즈가 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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