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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 스타’ 된 롯데 황성빈, 묵묵히 자기일 한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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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 스타’ 된 롯데 황성빈, 묵묵히 자기일 한다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19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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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은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현재, 유튜브 쇼츠(Shorts·1분 이내 영상), 인스타그램 영상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달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기아) 타이거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1루로 출루한 뒤 상대 투수 양현종(36)과 심리전을 펼친 게 시작이었다. 1루에서 2루 쪽으로 리드를 가져가던 황성빈은 두 발만 붙인 채 2루로 갈 것처럼 몸을 앞으로 내밀기를 6번 연속 반복했다.

보통 주자들은 투수가 바라볼 때는 몸을 살짝 움츠린 채 뛸 타이밍을 잰다. 투수가 투구 동작에 들어가면 두 발을 때고 움직인다. 황성빈처럼 몸을 ‘요리조리’ 움직이진 않는다. 좌완 투수 양현종은 투구 준비를 하면서 황성빈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황성빈의 자극에 양현종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황성빈. [사진=연합뉴스]
황성빈. [사진=연합뉴스]

이 장면은 유튜브 쇼츠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 쇼츠의 조회 수는 100만이 넘었다. 일부 팬들은 이 쇼츠에 노래를 입혀서 올리기도 했다.

황성빈은 “자극한 게 아니다”고 했지만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하지 말라고 했다”며 “내가 좀 민망하더라. 상대를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양현종은 “그게 황성빈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팬들의 입장은 반으로 갈린다. “제 할 일을 열심히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불필요한 자극”이라고도 전한다.

하지만 황재균(KT 위즈)과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 경기 중에 황성빈의 행동을 따라 하면서 ‘황성빈 챌린지’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황재균은 마운드에 양현종이 있을 때 했다. 양현종도 그런 황재균을 바라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황성빈. [사진=롯데 제공]
황성빈. [사진=롯데 제공]

황성빈 본인 생각은 어떨까. 황성빈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LG(엘지) 트윈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9-2로 승리한 뒤 “저를 보고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미지가 상대 팀은 불편할 수 있지만, 그것까지 생각하면 제가 준비한 것을 못 하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상대 팀이 신경을 쓰도록 제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황성빈은 올 시즌 9도루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황성빈은 이날 5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황성빈은 1회초 풀카운트 끝에 안타를 때린 뒤 2루를 훔쳤다. 빅터 레이예스의 내야 안타 때 과감한 주루로 홈까지 파고들었다. LG 2루수 신민재가 3루에 공을 송구했을 때 황성빈은 이미 3루를 돌아 홈 플레이트로 질주하고 있었다.

3회에는 LG 선발 케이시 켈리와의 신경전이 나왔다. 앞서 황성빈이 파울타구를 치고 1루를 지나칠 때까지 뛰었다. 타석으로 천천히 돌아가자 켈리가 답답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황성빈은 이후 볼카운트 1-2에서 연거푸 3개의 파울로 걷어낸 후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켈리는 1루에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2루를 밟았다. 결국 켈리는 황성빈과 신경전을 벌였고 벤치 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7회에는 LG 유격수 오지환이 황성빈의 땅볼을 급하게 처리하느라 포구 실책을 범했다.

황성빈. [사진=롯데 제공]
황성빈. [사진=롯데 제공]

황성빈의 활약을 앞세운 롯데는 지긋지긋했던 8연패에서 벗어났다. 황성빈은 "올 시즌 백업으로 스타트하면서 김주찬, 임훈 코치님이 '언제든지 나갈 수 있으니 타격을 절대 놓지 말라'고 하셨다. 오늘 출루는 두 코치님이 도와주신 게 가장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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